이란 선수들의 ‘경기 전 국가 패싱’→반정부 시위 지지

입력 2022-11-22 11: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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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축구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동아닷컴]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선수들이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경기 시작 전 국가를 제창하지 않고 전원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다.

AFP통신은 22일(이하 한국시각) 이란 선수들의 침묵에 대해 “이란 내 반정부 시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나타내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이란은 지난 21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을 가졌다.

축구 경기 전에는 양국의 국가가 울려 퍼진다. 또 대부분의 선수들은 이 국가를 제창한다. 하지만 이란 선수들은 침묵을 지켰다.

침묵의 이유가 반정부 시위에 대한 지지 의사라는 것. 이란에서는 최근 여대생 의문사 사건 이후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마흐사 아미니(22)라는 이란 여대생이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구금됐다가 의문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란 대표팀의 주장 알리레자 자한바흐시는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기로 하면서 시위대에 연대 표시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란 국영 TV는 국가 연주에 침묵하는 선수들의 얼굴을 비추는 대신 경기장 전경으로 화면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응원단 역시 이날 관중석에서 페르시아어로 ‘자유’를 뜻하는 ‘아자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란 선수단은 골을 넣고도 환호하지 않았다.

단 이란 선수들의 반정부 시위에 대한 지지 행동에도 이란 내 여론은 축구대표팀에 부정적이다. 더 명확한 연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것.

또 이란 축구대표팀이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3패로 탈락하기를 바란다는 이란 내 보도도 나왔다. 이란은 이제 웨일스와 미국을 만난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이란의 실패를 바라는 일부 팬들을 향해 불만을 나타냈다.

케이로스 감독은 "우리 팀을 응원하지 않을 것이라면 집에 있어라"며 "왜 여기까지 와서 우리에게 야유하느냐. 우리는 그런 팬들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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