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파울루 벤투 감독(53·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카나리아 군단’ 브라질과 2022카타르월드컵 16강전을 치렀다. 각 대륙의 강자들만 초대받는 월드컵에서 세계 정상의 팀을, 그것도 녹다운 스테이지에서 상대한 것은 특별했지만 환경 역시 평소와 많이 달랐다.


우리 대표팀은 우루과이~가나~포르투갈을 상대한 대회 조별리그 H조 3경기를 전부 같은 곳에서 소화했다. 현지의 교육도시로 잘 알려진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였다. 카타르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모두 같은 경기장에서 치른 팀은 한국을 비롯해 호주, 웨일스뿐이었다.


물론 모든 면에서 익숙했다. 숙소에서 경기장까지 같은 동선, 동일한 라커룸을 사용하면서 태극전사들은 사실상 안방과 같은 편안함을 느꼈다. 그라운드의 특정 위치에 잔디 파임이 심각한지 낱낱이 파악하고 있을 정도였다. 마치 ‘홈 어드밴티지’를 누린 셈이다.

그러나 브라질전은 달랐다. 카타르 수도 도하의 하마드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경기장 구조부터 차이가 있었다. 외관부터 독특하다. 974 스타디움은 974개의 컨테이너를 기반으로 지어진 조립식 경기장이다. 영구보존을 목적으로 한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과 달리 친환경을 고려한 임시 경기장으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활용된 뒤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따라서 카타르가 자랑하는 경기장 내 에어컨 시설도 없다. 이 때문에 이 곳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7시와 10시 경기만 소화했다. 그렇다고 크게 덥진 않았다. 카타르의 겨울은 여전히 한낮에는 무더우나, 오후 5시 이후에는 쾌적해진다. 초여름과 초가을 무렵 야간경기를 연상하면 된다.


우리 대표팀에 낯선 환경은 경기장만이 아니었다. 오후 10시 킥오프도 처음 경험했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은 1·2차전을 오후 4시, 3차전을 오후 6시 시작했다. 식사와 간식 타임, 늦은 이동 등으로 인해 아무래도 리듬이 바뀔 수밖에 없었고, 엄청난 열기를 뿜어낸 노란 물결 속에서 진짜 ‘원정 월드컵’의 분위기를 접해야만 했다.

도하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