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한국축구와 함께한 4년 4개월의 여정은 위대했다. 역경과 위기가 무수히 이어졌음에도 2022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아름답게 마침표를 찍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53·포르투갈)이 13일 코칭스태프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해 고국으로 돌아갔다. ‘예정된 이별’이다. 올해 초 10회 연속, 통산 11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뒤 대한축구협회(KFA)로부터 재계약 제안을 받은 그는 고심 끝에 9월 거절의 뜻을 전했고, 브라질과 대회 16강전(1-4 패)을 마친 뒤 “동행은 여기까지”라며 이별을 공식화했다. 2018년 9월 출항한 ‘벤투호’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탈락(1승2패) 직후, 김판곤 당시 KFA 국가대표강화위원장(현 말레이시아 감독)은 많은 선수들과 면담해 간절함을 확인했다. “이기고 싶다. 패하는 축구는 정말 지겹다.”
김 전 위원장은 선임위원회에서 정해진 주요 후보군과 접촉했고, 벤투 감독을 최종 낙점했다. 함께할 코치들을 면담에 동행시킬 정도로 그도 한국행에 적극적이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포르투갈대표팀을 맡아 유로2012 4강을 제외하면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한 터라 성공이 필요했다.
그해 8월 취임 인터뷰부터 인상적이었다. “카타르월드컵을 향한 장기 프로젝트다. 팀 정체성을 갖추겠다. 공을 점유하고, 경기를 지배하며, 기회를 많이 창출하는 축구를 원한다. 90분간 끊임없이 뛰며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우리가 항상 공격권을 잡는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 스포츠동아DB
2002한·일대회를 제외하면 월드컵에선 늘 가드를 내린 채 역습으로 일관하는 축구에 익숙했던 터라 모두가 의아해했다. ‘될 수 있을까’란 물음표가 따랐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은 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한국에는 좋은 재능을 가진 젊은 선수들이 많다. 이들에게 최대한 기회를 부여하며 목표를 성취할 것이다.”
정말 그렇게 됐다. 한국은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조별리그 H조 상대들인 우루과이~가나~포르투갈을 충분히 괴롭혔고,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맞아서도 꼬리를 내리지 않았다.
선수들은 벤투 감독을 절대적으로 신뢰했다. 물론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으나, 고유의 ‘우리 스타일’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누구를 만나든지 후방 빌드업과 전방위 압박을 중심으로 한 경기를 펼치면서 몸에도 익었다. 월드컵을 앞두곤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충만해졌다.
물론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유럽은커녕 중국에서도 실패한 감독이란 꼬리표부터 쉬이 떼어내지 못했다. 2019아시안컵 8강전에서 카타르에 패했을 때 제기된 경질론은 지난해 3월과 올해 7월 원정 한·일전에서 거듭 0-3으로 완패하자 절정으로 치달았다. 많은 축구인들은 “한·일전을 내리 0-3으로 지고 살아남은 첫 사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아니었다면 진작 목이 달아났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한 번쯤은 플랜 B, C를 고민할 법도 한데 뚝심 있게 팀 철학을 고수했다. 판단이 옳았다. 한동안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다 뒤늦게 합류한 선수들도 혼란 없이 역할을 파악할 정도가 됐고,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과 최종예선을 빠르게 통과한 한국은 본선에서도 수준급 경쟁력을 보여줬다. 예선부터 본선까지 모든 여정을 책임진 역대 유일의 사령탑인 벤투 감독은 깊은 족적을 남기고 영웅처럼 떠났다.
한편 KFA는 1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후임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일정을 논의했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적합한 지도자를 추천해 내년 2월까지 선임을 완료할 방침이다. 내년 1월 최종 후보군 선정 및 면접, 2월 우선협상대상 순위에 따른 개별협상의 절차를 밟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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