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양현종.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던 해였다.
‘특별한 시즌’을 준비하는 양현종(35·KIA 타이거즈)이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차려진 KIA의 스프링캠프에서 불펜피칭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실전 대비에 나섰다. 소속팀은 물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수행해야 할 그는 어느 때보다 바쁘게 캠프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양현종은 비시즌 동안 철저하게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기로 유명한 투수다. 새 시즌 변수, 이전 시즌을 마친 뒤 몸 상태 등을 고려해 비시즌 준비에 조금씩 변화를 주곤 했다. 이는 그가 장기 레이스에서 꾸준히 호성적을 거둬온 비결로 꼽힌다.
양현종은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따로 라이브피칭을 소화하지 않아왔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전부터 줄곧 지켜온 그만의 루틴이다. 그러나 2022시즌에 앞서서는 이례적으로 라이브피칭을 실시했다. 당시 그는 “2021년에 많은 공을 던지지 못해 타자들에게 내 공에 대해 물어봐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의 첫 변수는 단연 WBC다. 시즌 개막 이전에 펼쳐지는 대회에 맞춰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 양현종은 WBC 공인구 적응은 물론 구위 및 밸런스 점검 등 다양한 포인트를 일찌감치 확인하고 있다.
일반적인 시즌과 달리 빠르게 실전 채비를 마쳐야 하지만, 이런 변수가 나쁘게만 느껴지진 않는다. 제4회 WBC를 준비하며 좋은 성과를 거뒀던 6년 전의 기분 좋은 기억 덕분이다.

양현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양현종은 2017년 WBC 대표팀에 발탁돼 올해처럼 빠르게 실전을 준비했다. 대표팀은 ‘고척돔 참사’ 속에 일찍 일정을 마무리했지만, 정규시즌에서 양현종은 최고의 성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2017시즌 양현종은 31경기(193.1이닝)에서 20승6패, 평균자책점(ERA) 3.44의 성적을 남겼다. 2007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시즌 20승 고지를 밟으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이는 KBO리그 토종 선발투수의 마지막 시즌 20승 기록이다.
KIA도 그 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페넌트레이스 1위로 한국시리즈(KS)에 직행했다. KS에선 두산 베어스를 4승1패로 따돌리고 2009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양현종은 KS 2경기에서 1승1세이브, ERA 0.00을 마크했다. 2차전에서 완봉승, 5차전에선 세이브를 따내며 KS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정규시즌 MVP까지 차지해 2017년에만 2개의 MVP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양현종은 최고의 해였던 2017년의 흐뭇한 기억을 떠올리며 애리조나에서 올해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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