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23 FIFA U-20 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한 한국 U-20 축구국가대표팀이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환영행사에 참석한 U-20 김은중 감독을 비롯한 선수, 코칭 스탭 및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23 FIFA U-20 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한 한국 U-20 축구국가대표팀이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환영행사에 참석한 U-20 김은중 감독을 비롯한 선수, 코칭 스탭 및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2회 연속 4강 진출을 달성한 젊은 태극전사들이 금의환향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끈 U-20 대표팀은 14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성대한 환영을 받았다. 분위기가 대단했다. 온두라스와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발목을 다쳐 조기에 귀국한 박승호(인천 유나이티드)까지 합류한 선수 21명과 코칭스태프 6명이 한 명씩 호명될 때마다 큰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대회 내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탁월한 전술 준비와 확실한 동기부여로 선전을 지휘한 김 감독은 “선수들이 아르헨티나에 가기 전까지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대회를 통해 각자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증명했다. 부족한 실전감각으로 경기체력이 걱정됐는데, 고비를 잘 이겨냈다. 고맙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 공을 돌렸다.

딱히 두드러지는 스타플레이어가 없다는 이유로 관심을 얻지 못한 U-20 대표팀이다. 4년 전에는 달랐다. 이강인(마요르카)이 활약한 폴란드대회 때는 상당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냉정히 말해 대한축구협회(KFA)도 여기에 한 몫 했다. 이례적으로 식순까지 사전에 공개하며 환영행사를 마련하는 등 슬그머니 숟가락을 올렸으나, 정작 대회 준비과정에선 크게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 축구계 전반의 냉정한 평가다.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23 FIFA U-20 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한 한국 U-20 축구국가대표팀이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환영행사에 참석한 U-20 김은중 감독이 선수들로부터 헹가래 세례를 받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23 FIFA U-20 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한 한국 U-20 축구국가대표팀이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환영행사에 참석한 U-20 김은중 감독이 선수들로부터 헹가래 세례를 받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U-20 월드컵을 끝으로 계약이 끝난 김 감독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코칭스태프를 구성할 사령탑으로서의 최소 권한이 제한될 만큼 처우가 좋지 않았다. 전지훈련, 연습경기, 친선대회 참가 등까지 김 감독이 직접 주변에 읍소하며 예산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얻어냈다는 후문이다. 심지어 홍명보 전무이사(울산 현대 감독)~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말레이시아 감독)으로 이어진 전임 집행부가 선임한 지도자라 전폭적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결국 이번 대회 4강은 김 감독이 사실상 맨땅에 머리를 부딪혀가며 키우고 성장시킨 선수들이 ‘원팀’으로 일군 결실에 가깝다.

그래도 KFA가 아쉬움을 만회할 기회는 있다. U-22 의무출전과 같은 특정 연령만을 위한 특혜·불공정 규정을 확대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선수들은 실력을 통해 선배들과 경쟁하며 출전해야 더 자랄 수 있다. 좋은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키워낼 우수한 지도자를 만들고, 또 이들을 만들 좋은 지도자 강사를 육성하며 기본 토대를 닦는 것이 KFA가 어른으로서 할 일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