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김태훈의 은퇴식이 17일 인천 두산과의 페넌트레이스 최종전 종료 후 열렸다. 가족, 동료, 구단관계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SSG 랜더스 좌완투수 김태훈(33)이 정든 마운드를 떠난다. 17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이 고별무대다. 김태훈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퓨처스(2군)팀에 오래 있다 보니 많은 생각이 들더라. 잘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내 경쟁력이 조금씩 떨어질 것 같다고 생각해 일찌감치 (은퇴를) 결정했다. 지금 팔 상태로는 풀타임 시즌을 치르기 어렵다고도 판단했다”고 밝혔다.
구리인창중·고를 졸업한 김태훈은 200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신 SK 와이번스의 1차지명으로 프로무대에 발을 디딘 뒤 15시즌 동안 302경기에 등판해 18승22패9세이브64홀드, 평균자책점(ERA) 5.18을 기록했다. 불펜의 핵심투수로 발돋움한 2018년에는 61경기에서 팀 내 가장 많은 94이닝을 소화하며 9승3패10홀드, ERA 3.83을 올린 뒤 그해 플레이오프와 KS 8경기에 등판해 11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는 안정적 투구로 팀의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김태훈은 “프로야구에서 할 것은 다 해본 것 같다고 생각해 후련하다”며 “자랑할 만한 기억이라면 인창고 3학년 때 미추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던 것과 KS 우승이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꾸준히 활약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고, 벽에도 부딪혀봤다”며 “이른 나이에 은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많이 듣지만, 깔끔하게 그만두려고 했다. (노)경은이 형이나 (고)효준이 형, (김)광현이 형이 여전히 좋은 구위를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참 존경스럽다”고 덧붙였다.
1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후 김태훈이 은퇴식에서 마운드에 키스를 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제부터는 제2의 인생이다. 김태훈은 “이제 인천에서 야구레슨장을 열어 대한민국야구를 위해 후배들을 양성하겠다”며 “더는 선수로서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이 내게 찾아오지 않겠지만, 마지막까지 내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참 감사함을 느낀다. 앞으로 또 다른 인생을 열심히 살아보겠다. 늘 유쾌하고, 밝고, 에너지 넘친 선수로 기억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