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는 힘겹게 K리그1에 복귀했다. 2015시즌 최하위로 K리그2로 강등된 뒤 무려 7년을 허우적댔다. 2021시즌 K리그2 2위로 승강 플레이오프(PO)에 올랐으나 실패를 맛봤고, 지난 시즌에도 광주FC에 이어 2위로 승강 PO를 거친 끝에 가까스로 승격에 성공했다.
강등과 승격 무산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파이널라운드 매 경기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규 33라운드까지 넉넉하게 승점을 확보한 대전하나는 우선 빠르게 주어진 미션을 수행했다. 파이널라운드 첫 경기였던 지난달 22일 수원FC와 홈경기에서 1-1로 비겨 일찌감치 ‘K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솔직히 이민성 대전하나 감독은 남은 경기를 다음 시즌에 대비한 팀 경쟁력 강화에 활용하고 싶었다. 기회를 많이 받지 못한 선수들을 최대한 투입하고 싶었고, 대대적인 로테이션도 고려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특정경기를 앞두고 라인업에서 힘을 빼면 오해와 뒷말이 무성할 수밖에 없다. 이 감독도 김학범 전 감독을 도와 강원과 창춘 야타이(중국)에서 코치로 활동할 당시 강등권의 엄청난 중압감과 스트레스를 느낀 기억이 있다. 결국 선택은 ‘존중’이었다.
이어진 수원 삼성과 원정경기(10월 29일)에서 0-2로 뒤지다 극적인 2-2 무승부를 만든 대전하나는 1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강원과 36라운드 홈경기에도 활용 가능한 최정예를 투입했다. “끝까지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 안방경기고,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추가시간을 포함한 97분 혈투의 결과는 대전하나 입장에선 아쉬웠다. 후반 24분 강원 이정협의 도움을 받은 김대원의 골에 0-1로 패했다. 7경기만의 패배였다. 그럼에도 고개 숙일 필요는 없었다. 당당히 맞서 싸운 결과였기 때문이다. 특정팀에 미안해할 이유도 없었다. 이 감독은 “강원의 준비가 좋았다. (뛸) 준비가 돼 있고 간절한 이를 출전시키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자신의 결정이 ‘순리’에 따른 것이었음을 재차 강조했다.
대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