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 복귀해 잔혹사 끝내고 눈시울 붉힌 하나원큐 베테랑 김정은

입력 2024-02-25 14: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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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WKBL

부천 하나원큐는 10승18패로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4위를 확정했다. 5위 인천 신한은행(7승21패)에 3경기차로 앞서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플레이오프(PO) 출전권을 확보했다.

하나원큐의 PO 진출은 구단 역사상 처음이다. 2015~2016시즌 20승15패로 2위에 올라 PO에 나선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혼혈선수로 하나원큐 유니폼을 입고 뛴 첼시 리가 부정선수임이 뒤늦게 확인되자,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해당 시즌 하나원큐의 성적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하나원큐에는 뼈아픈 역사다. 하나원큐의 전신인 신세계 시절을 포함하면 2010~2011시즌 이후 무려 13년 만에 ‘봄농구’를 펼치게 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으로 복귀한 베테랑 포워드 김정은(37)은 PO 진출이 확정된 22일 부산 BNK 썸과 원정경기를 마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는 신세계 시절이었던 2006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 받아 프로에 데뷔했다. 아산 우리은행으로 이적해 5시즌을 뛰었지만, 프로 경력의 대부분을 신세계와 하나원큐에서 보냈다.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고 정상에도 섰지만, 친정팀에선 이룬 게 많지 않았다. 그렇기에 팀의 잔혹사가 막을 내리는 순간, 누구보다 감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김정은은 이번 시즌 하나원큐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데 앞장섰다. 친정팀으로 돌아와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열 살 넘게 어린 선수들에게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강한 리더로만 군림하지 않았다. 부상을 입고도 경기 출전을 이어가는 정신력을 발휘하는 등 솔선수범했다. 어린 선수들이 힘들어할 때는 위로해주며 무너지지 않도록 다독였다. 베테랑의 이 같은 노력은 결국 하나원큐가 종전과 달리 고비를 이겨내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친정팀으로 복귀해 오랜 암흑기를 깨는 데 앞장선 김정은의 힘은 절대적이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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