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게 싱가포르 떠난 김도훈, ‘손흥민과 아이들’ 이끌고 싱가포르 잡으러 GO

입력 2024-05-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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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인생사 새옹지마다. 억울하게 싱가포르를 떠나야 했던 김도훈 감독(54)이 싱가포르에서 또 한번 실력을 입증할 기회를 잡았다. 이번에는 축구국가대표팀을 이끌고 그곳으로 간다.

한국은 6월 6일(한국시간) 싱가포르국립경기장에서 싱가포르와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원정 5차전을 벌인 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홈 6차전을 펼친다. 4차전까지 3승1무, 승점 10을 기록한 한국은 9월 시작될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을 사실상 확정했으나, 침체된 최근 분위기를 끌어올리고자 2전승을 노린다.

2023카타르아시안컵 이후 물러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독일)의 후임자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는 대한축구협회(KFA)는 6월 A매치도 임시 체제로 치르기로 했고, 김 감독에게 잠시 지휘봉을 맡겼다.
대표팀은 현 시점에서 가능한 최상의 전력을 꾸렸다. 조규성(26·미트윌란)과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는 부상으로 제외됐으나 주장 손흥민(32·토트넘),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이재성(32·마인츠), 황희찬(28·울버햄턴), 황인범(28·츠르베나 즈베즈다) 등 유럽무대에서 활약하는 핵심자원들 대부분이 합류했다.

마침 김 감독에게 싱가포르는 기쁨과 아픔이 공존하는 장소다. 울산 HD를 이끌다가 2021년 5월 현지 빅클럽 라이언시티와 2년 6개월 조건으로 계약한 그는 데뷔시즌 싱가포르 프리미어리그를 접수했으나, 이듬해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려 1년여 만에 감독직을 내려놓았다.

2022년 7월 24일 탬파인스 로버스와 리그 경기였다. 1-1로 과열된 후반 막판 상대팀 파루딘 무스타피치 코치와 벌인 물리적 충돌이 결정타였다. 김 감독은 자신을 밀친 무스타피치의 손을 살짝 뿌리쳤는데, 상대는 과장된 모션으로 큰 고통을 호소했다. 경기 후에는 분을 참지 못한 무스타피치가 다시 달려들어 김 감독의 목을 졸라 상처를 입혔는데도 싱가포르축구협회에선 김 감독에게 벌금 2000달러(약 270만 원)와 3경기 출장정지를 처분했다.

더 큰 문제는 현지 분위기였다. 세르비아 태생의 무스타피치 코치는 싱가포르로 귀화한 인물로, 현지 언론은 김 감독의 잘못을 훨씬 크게 보도했다. 누구의 보호도 받지 못한 김 감독을 소속팀도 버렸다. 수주 만에 계약 해지가 이뤄졌다.

시간이 흐르긴 했으나, 김 감독을 향한 싱가포르의 시선이 우호적일 순 없다. 마침 티켓이 조기에 매진돼 5만 관중이 예고됐다. 앞선 태국, 중국과 홈경기에는 3만 명이 채 들어오지 않은 사실을 고려하면 이례적 열기다. 대표팀은 빠른 현지 적응을 위해 6월 2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소집돼 출국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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