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도 트레이드 상대니까요” 삼성 박병호 vs KT 오재일, 운명 엇갈린 절친의 재회

입력 2024-06-27 14:09:03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지난달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KT 오재일(왼쪽)과 삼성 박병호의 이적 후 첫 맞대결에 이목이 쏠린다. 스포츠동아DB


“친구여도 트레이드 상대니까요.”

KT 위즈는 28~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지난달 28일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오재일(KT)과 박병호(삼성)의 이적 후 첫 맞대결이다.

둘의 트레이드는 KBO리그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부진에 빠져있던 박병호가 KT에 방출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박병호는 같은 포지션의 후배 문상철이 중용되는 팀 사정을 충분히 이해했지만, 출전 기회가 좀더 많은 곳에서 뛰길 원했다. 당초 4월 처음 추진됐던 트레이드는 잘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박병호가 잔여연봉 없이 은퇴까지 할 각오로 방출을 요청하자, KT는 트레이드를 재추진하기에 이르렀다. 마침 우타 거포를 원했던 삼성이 등장해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삼성 시절 오재일(왼쪽)과 KT 시절 박병호. 스포츠동아DB

둘에게는 얄궂은 이적이기도 했다. 1986년생 동갑내기 절친이 서로의 트레이드 상대가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거포 1루수라는 공통점은 둘을 비교하는 잣대가 되기도 했다.

이적 직후 박병호는 “공교롭게도 친구와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됐다”며 “(오)재일이와 장시간 통화하며 ‘나로 인해 네가 갑작스레 이적하게 된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오재일도 “삼성 동료들에게 ‘내 친구 (박)병호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떠나왔다”며 친구를 향한 마음을 드러내는 한편 “친구여도 트레이드 상대이기에 둘 중 누군가 잘하면 의식이 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한동안 TV도, 스마트폰도 보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맞대결은 ‘흐름’이라는 측면에서도 둘에게 중요하다. 박병호는 이적 후 첫 4경기에서 홈런 3개를 터트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6월 들어 타율 0.167(66타수 11안타)의 침체를 겪고 있다. 반면 오재일은 이적 직후 잠시 주춤했다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33(21타수 7안타)을 기록 중이다. 박병호는 반등하기 위해, 오재일은 기세를 잇기 위해 몹시도 중요한 맞대결이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