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마음 편해, 더 재미있을 것” 확 달라진 우리은행 바라보는 최고참 김단비의 책임감

입력 2024-07-04 12: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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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김단비. 스포츠동아 DB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스코어러로 꼽히는 포워드 김단비(34∙우리은행)는 지난 2시즌 연속 팀의 챔피언결정전 제패를 이끌며 ‘클래스’를 입증했다.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특유의 팀 컬러에 김단비의 해결사 본능까지 더한 우리은행은 명실상부 리그 최강의 팀으로 불리기에 손색없었다.

그러나 2024~2025시즌을 앞둔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2023~2024시즌이 끝나고 박지현(호주 뱅크스타운 브루인스)이 해외 무대로 떠났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혜진(부산 BNK 썸), 최이샘(인천 신한은행), 나윤정(청주 KB스타즈) 등이 이적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함께했던 선수들 중 김단비와 이명관을 제외한 전원이 떠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베테랑 가드 심성영과 포워드 한엄지, 김예진, 이다연, 박혜미 등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에선 자유롭지 않다.

선수단 최고참인 김단비의 어깨가 무겁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과 함께 사실상 전면 개편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신한은행 시절(2007~2022년) 왕조 시대 이후 전력이 크게 약화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경험이 있지만, 지금처럼 주요 전력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경험은 처음이다.

“(어깨가) 무거우면서도 가벼워진 것 같다.” 김단비의 한마디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었다.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동시에 팀의 에이스 역할까지 해야 하는 다소 부담스러운 위치에 있지만, 새로운 도전을 앞둔 지금의 상황이 흥미롭기도 하다. 그는 “이전에는 최고의 멤버로 무조건 우승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면, 이제는 조금 내려놓고 새롭게 준비할 수 있다는 게 신선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과도 꾸준히 스킨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단비는 뛰어난 득점력과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 승부욕 등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한 조건을 모두 갖췄다. 김정은(부천 하나원큐)의 이적으로 에이스 역할을 했던 2023~2024시즌에도 끊임없이 몸싸움을 하고,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팀의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렸다.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조직적 수비를 펼치는 우리은행에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김단비는 그럴 준비가 돼 있다.

‘베스트 5’의 의존도가 높았던 우리은행으로선 2024~2025시즌이 기존 벤치멤버들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뎁스를 넓힐 기회이기도 하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우리은행의 문화에 녹아들수 있도록 돕는 것도 김단비의 몫이다. 그는 “우리은행에 합류한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새로운 선수들과 합을 맞춰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굉장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본다. 한번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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