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이닝당 1개 미만’ 롯데 윌커슨 vs NC 신민혁, 극강의 볼넷 억제 대결

입력 2024-07-21 15: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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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이닝당 볼넷 최소 1·2위를 다투는 롯데 애런 윌커슨(왼쪽)과 NC 신민혁. 스포츠동아DB

9이닝당 볼넷 최소 1·2위를 다투는 롯데 애런 윌커슨(왼쪽)과 NC 신민혁. 스포츠동아DB


지난해 KT 위즈 에이스 고영표를 통해 주목받은 기록이 한 가지 있다. 9이닝당 볼넷 허용이다. 174.2이닝 동안 볼넷을 단 19개밖에 내주지 않은 그는 9이닝당 0.98개 허용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가 이 기록을 제공하기 시작한 2007년부터 18년 동안 1개 미만에 머문 선수는 고영표가 처음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불과 1년 사이에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인물이 2명이나 나타났다. 이 부문 선두를 다투는 외국인투수 애런 윌커슨(35·롯데 자이언츠)과 신민혁(25·NC 다이노스)이다.

●볼넷보다 홈런

윌커슨은 올 시즌 20경기에 선발등판해 124.2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을 단 12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9이닝당 볼넷 허용이 0.87개(1위)에 불과하다. 신민혁이 그 뒤를 잇는다. 올 시즌 볼넷이 단 9개밖에 되지 않는다. 단, 신민혁은 윌커슨보다 적은 이닝(19경기·90.1이닝)을 소화해 비율 기록에서 밀리는 양상이다.

둘은 진기록을 하나 쓰고 있다. 볼넷보다 피홈런이 많다. 이에 해당하는 투수는 리그에서 손에 꼽는데, 윌커슨(15피홈런)과 신민혁(9볼넷·17피홈런)이 대표적이다. 피홈런 부문에서 신민혁이 최다 2위, 윌커슨이 5위에 이른다. 그러나 둘에게는 훈장이나 다름없는 기록이다. 볼넷을 주거나 도망가느니 정면으로 붙겠다는 마음이 더 크다. 윌커슨은 “타자에게 공짜 출루를 허용하면 재앙이 시작된다. 빗맞든 잘 맞든 타자가 직접 (안타를) 쳐서 출루하는 게 차라리 낫다”며 “볼넷을 줄 바에는 비거리 8000m짜리 홈런을 맞겠다”고 말했다.

●후반기 기복 관리가 관건

신민혁은 지난달 2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3경기(선발 2경기)를 내리 부진했다. 4회를 넘기는 날이 없었다. 이 기간 던진 7.1이닝 동안 볼넷은 3개였다. 이전까지 9이닝당 1개 미만의 볼넷을 내주던 모습과는 크게 상반됐다. NC로선 신민혁이 18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을 5이닝 무4사구 2실점 역투로 마쳐 한숨을 돌릴 수 있었지만, 이 흐름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게 중요하다.

잘나가던 윌커슨에게도 기복은 있었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던 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5이닝 4실점)과 후반기 첫 등판인 11일 인천 SSG 랜더스전(5이닝 4실점)에서 잇달아 패전을 맛봤다. 이때 던진 10이닝 동안 볼넷은 단 1개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안타를 15개나 허용하며 고전했다. 적극적 성향을 간파당한 것보다 단조로웠던 투구 패턴과 제구의 문제가 더 컸다. 이후에는 17일 울산 두산전에서 6이닝 무4사구 2실점 역투로 제 모습을 찾았지만, 그에게도 꾸준함은 필요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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