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파리올림픽에선 사상 최초로 선수촌 내 보육시설을 운영한다. 엠마 테르호 IOC 선수위원장과 앨리슨 펠릭스 선수위원 등이 ‘엄마 선수’의 복지 증진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낸 덕분이다. 사진출처｜2024파리올림픽 공식 사이트
2024파리올림픽은 종전보다 선수 복지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2021년 2020도쿄올림픽에서 ‘체조 여제’ 시몬 바일스(미국)가 정신불안을 이유로 기권하면서 상담과 휴식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계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대회 본부에 명상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마인드존’을 설치한 게 복지 증진의 대표적 사례다. 선수들을 향한 소셜미디어(SNS) 상의 무분별한 비난을 차단하기 위해 대회기간 중 인공지능(AI) 검열도 도입해 이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장 눈에 띄는 복지는 128년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운영하는 보육시설이다. 각각 2014소치동계올림픽 여자하키와 도쿄올림픽 여자 1600m 계주에 ‘엄마 선수’로 출전했던 엠마 테르호 IOC 선수위원장(핀란드)과 앨리슨 펠릭스 선수위원(미국) 등이 엄마 올림피언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낸 덕분이다.
2024파리올림픽 선수촌 전경. 선수촌 내부엔 보육시설이 있어 ‘엄마 선수’들은 육아 걱정을 덜고 오롯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사진출처｜2024파리올림픽 공식 사이트
올림픽 공식 후원사 P&G가 지원하는 이 보육시설은 9월 8일(한국시간) 막을 내리는 패럴림픽 기간까지 선수촌 내부에서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바닥을 육상 경기장 레인으로 꾸몄고, 올림픽과 연관 있는 장난감과 인형 등도 비치해 엄마 선수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테르호 위원장은 “출산과 육아가 여성 선수들에게 커리어의 끝이 되면 안 된다. 올림픽에서 엄마 선수들이 자녀와 함께 지내면 경기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탁아소 운영의 의의를 설명했다. 펠릭스 위원은 “2018년과 2024년 출산 이후 기량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엄마 선수의 목소리를 누군가는 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엄마 선수들은 탁아소 운영을 반긴다. 여자마라톤 제네비브 그렉슨(호주)은 “도쿄올림픽 직후 아킬레스건 파열 진단을 받고 재활하던 중 2022년 6월 아이를 낳았다. 늘 불안함을 안고 재활했지만 아이의 존재 덕분에 큰 힘을 얻었다”며 “올림픽 기간 동안 아이와 함께하면서도, 육아걱정을 내려놓고 경기에 전념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라고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