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희가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역도 여자 67㎏급(스포츠 등급 OPEN) 결선에서 1차 시기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3월 어깨 수술을 받은 김형희(50·서울특별시청)가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에서 자신과 싸워 이겨냈다.
김형희는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역도 여자 67㎏급 결선에서 최고 95㎏을 들어 9위를 기록했다. 자신이 세운 기존 세계기록(141㎏)을 넘어 142㎏을 든 탄위자오(중국)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은 139㎏을 든 파트마 엘얀(이집트), 동메달은 133㎏을 든 마리아 지 파치마 카스트루(브라질)가 차지했다.
김형희는 1차 시기에서 출전 선수 9명 중 가장 가벼운 80㎏을 신청해 가볍게 들어 올렸다. 2차 시기에서는 90㎏을 드는 데 성공했다. 3차 시기에서는 95㎏을 신청해 깨끗하게 들었다. 패럴림픽에서는 한번에 들 수 있는 최대 중량을 다투는 파워리프팅 방식으로 선수당 3차 시기까지 경기를 치르는데, 9명 중 실패가 없는 선수는 김형희를 포함해 4명에 불과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형희는 “올해 3월 왼 어깨에 자라나는 뼈를 깎는 수술을 받아서 프랑스에 못 올 줄 알았는데, 오게 됐다”며 “수술하고 나서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을 줄 알았지만, 올라와 기분이 좋다. 앞으로 또 열심히 해야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우리 서울특별시청 팀 모든 분께 감사하다. 그리고 나를 응원해주는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형희는 1995년 직장에 다니다 교통사고를 당해 절단 장애를 갖게 됐다. 2007년 광주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일하다 원장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36세에 역도를 시작했다. 역도는 그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2020년 도쿄 대회에 이어 또 한 번 패럴림픽 무대에 올려놓은 종목이었지만, 힘든 순간 또한 있었다. 그는 “(2016년) 종목을 바꾸려고 했다가 다시 역도에 전념해 일어서게 됐다”며 “파리에 함께 오지 못했지만, 같이 역도를 하는 남편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파리|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