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제임스 네일이 13일 고척 키움전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고 시즌 10승째를 따냈다. 역투하는 네일.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IA 타이거즈 외국인투수 제임스 네일(31)이 아홉수를 극복하고 시즌 10승을 신고했다.
네일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4안타 무4사구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고 시즌 10승(5패)째를 따냈다. 2020년 애런 브룩스와 드류 가뇽 이후 KIA 외국인투수로는 4년 만의 시즌 10승이다. 선두 KIA는 시즌 전적 64승2무45패를 마크했다.
7월 20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9승째를 따낸 이후 4경기 만에 승리를 따냈지만, 최근 네일의 흐름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7일 광주 KT 위즈전에서 3.2이닝 동안 12안타를 얻어맞고 강판당하는 등 직전 3경기에서 모두 패전을 떠안았다. 이 기간 14실점 중 자책점은 4점에 불과했을 정도로 수비의 도움 또한 받지 못했다. 5월까지 1.64였던 시즌 ERA는 2.84까지 나빠졌다. 확실한 에이스로 신뢰를 한 몸에 받았으나, 6월 이후 들쑥날쑥한 투구가 이어진 탓에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네일은 팀이 필요로 할 때 에이스의 면모를 다시금 보여줬다. KIA로선 13~15일 고척 키움, 16~18일 잠실 LG 트윈스와 6연전이 선두 수성의 분수령인데, 네일이 첫 단추를 잘 끼웠다. 그 덕에 KIA는 한시름을 덜었다.
이날 네일은 최고 구속 152㎞의 투심패스트볼(28개)과 스위퍼(22개), 체인지업(15개), 컷패스트볼(12개) 등을 섞어 총 86구를 던졌다. 좌·우타자에 관계없이 탁월한 제구력을 앞세워 손쉽게 승부를 펼쳤다. 1회말 1사 1·2루, 2회말 1사 2루 위기를 넘긴 뒤부터는 아예 위기 상황을 만들지 않았다.
팽팽했던 살얼음판 승부 역시 슬기롭게 이겨냈다. KIA 타선은 5회초 2사 후 김태군, 이창진, 박찬호의 3연속안타로 힘겹게 선취점을 올렸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네일은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선취점 직후인 5회말을 삼자범퇴로 가볍게 마무리하며 흐름을 KIA 쪽으로 완전히 기울인 모습은 역시 에이스다웠다.
선발로테이션상 네일은 이날 등판 후 4일을 쉬고 18일 잠실 LG전에 등판해야 한다. 2위 LG와 원정 3연전은 KIA의 선두 독주 여부를 가늠할 시리즈이기도 하다. 그만큼 네일의 어깨가 무겁다. 이날 키움을 상대로 무리하지 않고 투구를 마무리한 것도 그 때문이다.
동료들의 도움 또한 컸다. 곽도규(6회)-장현식(7회)-전상현(8회)-정해영(9회)의 불펜은 4이닝을 실점 없이 틀어막았고, 좌익수 이창진은 1-0으로 앞선 6회말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송성문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건져내며 팀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8회초 2사 2루에서 적시타를 쳐내며 승부를 갈랐다.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