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등판한 한화 류현진.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그동안 못 했던 것을 지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괴물’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은 2012년 이후 12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왔다. 메이저리그(MLB)에서 11시즌을 뛰고 복귀한 만큼 팬들의 기대는 엄청났다. 빅리그에서도 팀의 주축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터라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에서 얼마나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지 눈길이 쏠렸다.
그러나 4월까지 7경기에선 2승3패, 평균자책점(ERA) 5.21로 고전했다. 자동투구판정 시스템(ABS) 적응에도 시간이 다소 걸렸다. 5월 이후 17경기에서 거둔 성적도 6승4패, ERA 3.32로 한창때만큼 강력하진 않지만, 서서히 본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팀이 가을야구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뒤 최근 3차례 선발등판에서 2승무패, ERA 0.98(18.1이닝 2자책점)로 역투한 게 고무적이다.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7이닝 1실점)에서 시즌 8승(7패)째를 따낸 뒤 그 또한 “순위 경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긴 게 가장 크다”고 말했다.
한화의 성적은 올 시즌 내내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3월을 1위(7승1패)로 마쳤지만, 4월 23경기에서 6승17패로 무너졌다. 5월과 6월(이상 11승1무12패) 들어 선전했으나, 7월에는 다시 8승11패로 주춤했다. 좀처럼 ‘적자 야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확실한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류현진의 어깨도 갈수록 무거워졌다.
다행히 8월 20경기에서 13승7패(승률 0.650·2위)로 반등에 성공하며 2018년 이후 6년 만의 가을야구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여전히 순위는 7위(56승2무60패)지만, 5위 KT 위즈(59승2무61패)와 간격은 1경기차에 불과하다. 6위 SSG 랜더스(58승1무62패)와 게임차는 없다.
류현진은 “어떻게 보면 우리가 그동안 못 했던 것을 지금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만큼 선수들이 매 경기 집중하고 있다. 젊은 선수부터 베테랑까지 누구 하나 빠짐없이 순간순간 집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이어 “다들 너무 잘해주고 있어서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을 갖자’고만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팀의 포스트시즌(PS) 진출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KBO리그에선 2007년 이후 가을야구를 경험해보지 못한 터라 그만큼 간절하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처음부터 PS였다. 몇 경기 안 남았으니 다 힘을 냈으면 좋겠다”며 “선수단 분위기도 너무 좋고, 모두 중요한 순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알아서 잘하는 느낌”이라며 “나는 선발투수로서 할 수 있는 역할만 하자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최근 컨디션도 정말 좋아서 항상 다음 등판이 기대된다”고 활짝 웃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