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선수들. 스포츠동아 DB
키움 히어로즈는 2024시즌을 최하위(58승86패)로 마쳤다. 2023시즌(58승3무83패)에 이어서 또 한 번 최하위다.
힘겨운 행보는 개막 이전부터 예견됐다. 안우진(입대)과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동반 이탈로 투타의 핵을 한꺼번에 잃었고, 남은 국내 선발진 가운데 지난해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장재영과 정찬헌도 부상으로 개막을 건너뛰었다. 장재영은 시즌 도중 아예 타자로 전향했다. 외국인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 와르르 무너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전반기 내내 불펜의 핵으로 활약한 김재웅마저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다.
타선 구축도 쉽지 않았다. 이주형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초반 결장이 잦았다. 중반 이후에는 이형종, 이용규에 외국인타자 로니 도슨까지 줄줄이 이탈했다. 송성문, 김혜성, 도슨의 맹타로 8월까지는 5강 경쟁이 가능했지만, 순식간에 동력을 잃었다. 뎁스가 가뜩이나 얇은 가운데, 부상자가 속출하자 9월 20경기에서 5승15패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러나 적지 않은 희망도 발견했다. 하영민(9승8패·평균자책점 4.37)이 규정이닝을 채우며 선발진의 중심축으로 부상했고, 김윤하(1승6패·5.40), 김인범(2승7패·5.90) 등의 젊은 피는 가능성을 엿보였다. 개막 당시 마무리를 맡았던 문성현의 부진과 6월 이후 뒷문을 지킨 조상우의 부상으로 무너질 뻔했던 위기에선 주승우(4승6패5홀드14세이브·4.35)가 팀을 구했다. 20대 젊은 투수들이 충분한 잠재력을 발휘한 게 고무적이다.
야수 쪽에서도 내야수 고영우, 이재상 등 올해 입단한 신인과 포수로 노선을 결정한 2년차 김건희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줬다.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의 눈부신 활약을 펼친 송성문과 데뷔 첫 규정타석을 채운 이주형(0.266, 13홈런, 60타점)은 내년에도 타선의 중심을 잡을 전망이다. 김태진의 유격수 정착과 고영우의 기대 이상 활약은 올 시즌이 끝나고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한 김혜성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희망을 낳았다.
막판 줄부상이 아쉬웠지만, 무한경쟁을 통해 뎁스의 약점을 극복한 모습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마무리훈련 때부터 내년 구상을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차세대 안방마님 김동헌과 안우진 등의 복귀도 희망요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