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빅게임 피처 속속 등장…새 얼굴 반가운 한국야구 마운드

입력 2024-10-09 13: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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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 구원등판한 두산 김택연.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 구원등판한 두산 김택연.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022년 포스트시즌(PS)에선 한국야구의 뒷문을 책임질 투수가 등장했다. 당시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로 PS에 데뷔한 박영현(21·KT 위즈)이었다. 4경기에서 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ERA) 3.86(4.2이닝 2실점)으로 활약한 그에게는 적잖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4차전 홈런 한 방에 실점했을 뿐, 다른 3경기에선 늠름하게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스물하나 이어 열아홉의 돌직구

두산 베어스 김택연(19)의 등장도 범상치 않았다. 박영현은 PS에 데뷔한 이듬해인 지난해 가을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뒤 PO에서도 4경기 5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김택연도 올해 3월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의 대표팀 투수로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놀라게 하더니, 가을야구까지 활약을 이어갔다. 그는 자신의 PS 데뷔전이던 3일 KT와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에서 2.1이닝 2안타 무4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강심장을 뽐냈다.

비록 두산은 WC 결정전에서 2패로 뒤집기를 허용했지만, 김택연의 분투는 두산을 넘어 야구대표팀에도 희망을 안겼다. 대표팀에선 지난 시즌을 마치고 미국 무대에 도전한 고우석에 이어 박영현, 김택연 등 ‘포스트 오승환’으로 손색없는 불펜투수가 적잖게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젊은 투수들이 PS와 같은 큰 무대에서 중책을 맡을 자질을 엿보였으니 반갑기 그지없다.

●좌완 트로이카 그 후

대표팀 선발진은 그동안 류현진(한화 이글스),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으로 이뤄진 ‘좌완 트로이카’의 무대였다. 그만큼 이들 3명의 실력과 무게감이 큰 영향도 있지만, 이들을 대체할 만한 투수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최근 국제대회에선 고영표(KT),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박세웅(롯데 자이언츠)과 같은 우완들이 대표팀 마운드를 이끌었지만, 이의리(KIA)를 제외하면 마땅한 좌완이 없었다.

올해 PS에선 이병헌(두산), 손주영(LG 트윈스) 등 젊은 좌완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이병헌은 2, 3일 벌어진 KT와 WC 결정전에서 뼈아픈 실점 탓에 패전을 떠안기도 했지만, 왼손 스페셜리스트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시속 150㎞대에 이르는 빠른 공과 좌타자에게 까다로운 구질이 특히 돋보였다. 8일 준PO 3차전에선 손주영이 5.1이닝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또 한번 희망을 비췄다. 손주영은 PS에선 롱릴리프로 나섰으나, 올 시즌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며 LG는 물론 한국야구에도 반가운 활약상을 보여줬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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