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백정현이 PO에 대비해 9일 치른 자체 청백전 도중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미세하게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스포츠동아DB
가을야구를 앞둔 삼성 라이온즈에 부상자가 늘고 있다.
삼성 베테랑 좌완투수 백정현(37)은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 도중 김헌곤의 타구를 잡으려다 오른손과 안면에 공을 맞았다. 눈 주위는 부어올랐고, 오른손 엄지손가락은 미세하게 골절됐다는 소견이 나왔다. 13일 개막하는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엔트리 합류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10일 “공을 던지는 손이 아니지만, 엔트리 포함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렇다고 PO 엔트리에서 제외한다는 내부 결정이 최종적으로 내려진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백정현은 일단 안정을 취하고 있다. PO 엔트리는 1차전을 하루 앞둔 12일 공개된다.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해 PO로 직행한 삼성은 가을야구를 앞두고 잇따라 악재를 겪고 있다. 올 시즌 1선발로 활약한 코너 시볼드는 견갑골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하지 못해 PO 출전이 불발됐다. 여전히 정상적인 캐치볼이 어렵다. 삼성으로선 포스트시즌(PS)에 활용할 확실한 선발 카드 1장을 잃은 셈이다.
불펜 상황도 여의찮다. 개막 이후 꾸준히 필승조에서 활약한 최지광은 시즌 막판 부상을 입어 전열을 완전히 벗어났다. 선발과 불펜으로 전천후 활약이 가능한 백정현마저 다치면서 삼성의 PS 마운드 운용에는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졌다.
부상자뿐이 아니다. 올 시즌 후반기에 극도로 부진해 2차례나 2군행을 통보받은 오승환은 PS에 대비해 훈련 중인 1군에 아직도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 코칭스태프는 PS에 오승환을 활용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경험을 무시할 순 없으나, 그의 구위가 예년과 다르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동안 삼성 마운드의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다른 팀들처럼 일부 부상자들이 발생했지만, 대체 자원의 분전 덕분에 안정적으로 선발로테이션을 꾸릴 수 있었다. 불펜은 양과 질 측면에서 지난해보다 확실히 향상된 전력을 뽐냈다. 그러나 가을야구를 목전에 두고 여러 변수가 쏟아지고 있다. 준PO가 5차전까지 펼쳐짐에 따라 삼성이 웃고 있는 듯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부상으로 고민이 적지 않은 모습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