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하영민. 스포츠동아 DB
키움 히어로즈 하영민(28)은 올 시즌을 통해 가장 큰 발전을 이룬 선발투수 자원 중 한 명이다. 올해의 활약을 인정받아 11월 열릴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 예비 엔트리(60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영민은 올 시즌 28경기에 선발등판해 9승8패, 평균자책점(ERA) 4.37(150.1이닝 73자책점)의 성적을 거뒀다. 데뷔 11년차에 ‘커리어 하이’를 작성한 것이다. 2014년 입단 후 지난해까지 한 번도 100이닝을 넘기지 못했는데, 올해는 데뷔 첫 규정이닝에 세 자릿수 탈삼진(101탈삼진)까지 채웠다. 시속 140㎞대 후반의 직구에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등 변화구의 완성도까지 높이면서 키움 선발진의 새로운 축으로 등장했다.
아쉬움도 있었다. 8월 1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9승째를 따낸 뒤 6차례 선발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까닭에 데뷔 첫 10승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8월 29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9월 1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선 올 시즌 개인 최다인 9개의 삼진을 잡고도 타구에 맞는 불운으로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다. 경기당 득점 지원 또한 3.68점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0명 중 16위다.
그러나 실망할 이유가 전혀 없다. 무엇보다 풀타임 선발투수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게 의미가 크다. 올 시즌 아리엘 후라도-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의 외국인 원투펀치를 제외한 국내 선발진의 불확실성이 컸던 키움으로선 하영민의 선발 연착륙이 더없이 반갑다. 개막 이전 선발로테이션 진입 여부조차 불확실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본인에게도 2024년은 기억에 남을 만한 시즌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하영민이 올 시즌의 아쉬움을 발판 삼아 한층 더 발전하길 바라고 있다. 그는 “하영민이 꾸준하게 선발로테이션을 지켜준 덕분에 다른 팀들에 크게 밀리는 경기를 하지 않았다”고 고마움을 전하며 “동기부여도 강해지지 않았겠는가. 한 해 동안 무엇이 부족했는지 파악해 겨우내 잘 보완하면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더 큰 목표가 생겼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