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김단비(오른쪽). 사진제공 | WKBL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스코어러로 꼽히는 포워드 김단비(34·180㎝)는 아산 우리은행의 최고참이다. 지난 2시즌 연속 우리은행의 챔피언 결정전 제패를 이끌며 실력과 리더십을 다시금 증명했다. 엄청난 활동량과 조직력을 강조하는 위성우 감독 특유의 농구에 김단비의 해결사 본능을 더한 우리은행은 그야말로 거침이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의 상황은 크게 다르다. 박지현(뉴질랜드 토코마나와)을 비롯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혜진(부산 BNK 썸), 최이샘(인천 신한은행), 나윤정(청주 KB스타즈) 등이 이적했다. 지금의 ‘베스트5’에서 지난 시즌 챔프전 제패를 경험한 멤버는 김단비와 이명관이 전부다. 가드 심성영, 포워드 한엄지, 김예진, 박혜미 등 새로운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김단비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동료들이 기죽지 않도록 전면에 나서는 것 또한 그의 역할이다.
28일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첫 경기에서도 김단비의 승부욕이 드러난 장면이 나왔다. 1쿼터 막판 신한은행 김진영의 강력한 몸싸움에 거칠게 반응했다. 신경전으로 번지진 않았지만, 강한 접촉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과거 모니크 커리 등 거친 몸싸움을 즐기는 외국인선수들을 상대로도 물러서지 않고 맞섰던 성향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김단비는 “나도 내 몸을 지켜야겠지만, 강한 접촉에 내가 강하게 나가야 우리 선수들도 기죽지 않고 몸싸움을 할 수 있을 것 아닌가”라며 “물론 냉정을 찾아야 하는 것도 맞지만, 최고참인 내가 맞으면 다른 선수들은 숨을 데가 없다. 내게 강한 접촉이 들어오면 오히려 승부욕이 올라가는 측면도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새 식구들을 향한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일본 선수인 아시아쿼터 스나가와 나츠키, 미야사카 모모나에게도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한 경기로 평가할 게 아니다. 앞으로 이 선수들에 대한 평가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코트 안팎에서 솔선수범하는 김단비의 존재는 우리은행의 확실한 믿을 구석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