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는 31(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1회말 선제 2점홈런을 친 저지. 뉴욕|AP뉴시스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애런 저지(32·뉴욕 양키스)에게 데뷔 첫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는 잔인한 기억으로 남을 듯하다.
저지는 31일(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WS 5차전 홈경기에 3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2안타 1홈런 2볼넷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지만, 팀의 6-7 역전패를 막진 못했다. MLB 최다 27회 우승팀인 양키스는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오른 WS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양키스로선 저지의 활약이 절실했다. 기대에 부응하듯 저지는 1회말 1사 1루에서 다저스 선발 잭 플래허티를 상대로 선제 우월 2점홈런을 날렸다. 원정 1차전에선 플래허티에게 고전했지만, 이날은 한가운데로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더욱이 4차전까지 홈런 없이 15타수 2안타(타율 0.133)에 머물렀기에 양키스에는 무척이나 반가운 한방이었다. 후속타자 재즈 치좀 주니어의 연속타자 홈런, 3회말 선두타자 지안카를로 스탠턴의 솔로포까지 터져 양키스는 5-0으로 크게 앞섰다.
그러나 쾌조의 흐름이 오래 가진 못했다. 양키스는 5회초 자멸했다. 야수진이 허둥거렸다. 공교롭게 저지의 실책으로 시작됐다. 앞선 4회초에는 다저스 프레디 프리먼의 홈런성 타구를 펜스에 부딪치며 잡아낼 정도로 집중력이 뛰어났지만, 5회초에는 달랐다. 저지는 무사 1루에서 토미 에드먼의 평범한 중견수 뜬공을 놓쳤다. 올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PS)에서도 나오지 않던 실책이 하필 이때 처음 나왔다. 양키스는 이를 빌미로 다저스에 무려 5점을 헌납했다.
저지는 이번 WS에서 또 다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다저스)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선수였다. MLB 양대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의 맞대결이기에 관심이 무척 컸다. 그러나 둘은 아쉽게도 각 리그 챔피언십시리즈까지 보여준 모습과 달리 WS에선 자존심을 구겼다. 저지는 5경기에서 18타수 4안타(타율 0.222) 1홈런 3타점에 그쳤다. 게다가 5차전 결정적 실책으로 양키스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시리즈 도중 어깨를 삐끗한 오타니 역시 5차전 4타수 무안타를 포함해 5경기에서 타점 없이 19타수 2안타(타율 0.105)로 침묵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