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선수들이 6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캐피탈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 리버스 스윕 승리를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개막 5연승으로 선두로 올라섰다. 사진제공|KOVO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이 창단 이래 최고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한국전력은 6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15-25 17-25 25-19 26-24 24-22) 역전승을 거뒀다. 5전승, 승점 11의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4승1패·승점 11)을 2위로 끌어내리고 선두로 올라섰다. 승점은 같지만, 승수에서 앞선 덕분이다.
올 시즌 한국전력 특유의 탄탄한 뎁스와 다양한 공격 루트 활용이 돋보인 경기였다. 세터 야마토(일본)의 고른 배분 속에 선수를 13명이나 출전시키며 매 고비를 극복했다. 접전에서 투입된 원포인트 블로커, 원포인트 서버, 백업 세터들은 저마다 제 몫을 하며 팀의 개막 5연승에 앞장섰다.
비시즌의 기대가 모두 맞아떨어지고 있다. 종전 구단 자체 개막 최다 연승인 2021~2022시즌의 2연승을 훌쩍 뛰어넘으며 매 경기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아시아쿼터 및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다른 구단들이 눈여겨보지 않은 야마토와 엘리안(쿠바)을 과감하게 지명한 게 호성적의 원동력이다.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당시 이란과 중국의 장신 공격수들이 강세였지만, 한국전력의 선택은 야마토였다. 현대캐피탈 이원중 코치를 영입해 현역으로 복귀시킬 정도로 세터진이 취약했기 때문이다. 공격수 지명 유혹이 적지 않았지만, 화력 극대화를 위해선 야마토 영입이 더 낫다고 판단한 김철수 단장과 권영민 감독의 판단이 적절했다.
엘리안의 빠른 적응 역시 반갑다. 한국전력은 장신(205㎝)의 엘리안이 높은 타점을 앞세운 공격만큼 블로킹에 일가견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들블로커(센터) 출신이라 공격에 다소 기복이 있지만, 올 시즌 5경기 23세트에서 114점, 공격 성공률 50.00%, 세트당 블로킹 0.340개를 마크하며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리베로 자리 역시 현대캐피탈 여오현 플레잉코치(현 IBK기업은행 코치)의 영입을 고려할 정도로 걱정이 컸다. 그러나 프로 2년차 김건희(리시브 효율 40.16%·세트당 디그 1.917개)가 눈에 띄게 성장하면서 벤치의 고민을 덜어줬다. 지금처럼 취약 포지션 선수들이 제 몫을 한다면, 한국전력은 2시즌 만의 봄배구 진출 이상을 바라볼 수 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