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1위로 1라운드를 마친 SK 선수들. 사진제공|KBL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1라운드가 마무리됐다. 우승후보로 지목됐던 팀들의 부진과 약체로 꼽혔던 팀들의 약진으로 지각변동이 일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 시즌과 달리 몸싸움에 관대한 판정을 일컫는 ‘하드 콜’이 적용되면서 판도에 변화가 발생한 측면도 있다.
서울 SK와 대구 한국가스공사(이상 7승2패)는 1라운드를 공동 1위로 마쳤다. 두 팀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큰 폭의 전력 보강을 하진 않았지만, ‘하드 콜’에 완벽하게 대응하며 이기는 방법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SK는 엄청난 활동량을 앞세운 공·수 전환과 속공으로 화제를 모았다. 수비력이 뛰어난 오재현이 끊임없이 상대 공격을 차단하며 승리 확률을 높인 전략이 주효했다. 전희철 SK 감독은 “속공도 하드 콜 파훼법 중 하나”라고 밝혔다.
초반 돌풍의 주역인 가스공사도 수비력이 뛰어난 가드 정성우를 영입하며 지난 시즌 82.87점이었던 평균실점을 67.33점까지 끌어내렸다. 필리핀 출신 아시아쿼터 샘조세프 벨란겔의 스피드와 ‘베스트 5’가 모두 외곽슛을 터트릴 수 있다는 점도 가스공사의 질주를 이끈 비결이다.
1라운드를 공동 1위로 마친 가스공사 선수들. 사진제공|KBL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트로피를 거머쥐었던 부산 KCC(4승5패)의 부진도 눈에 띈다. 가장 큰 원인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다. KCC는 지난 시즌 핵심 멤버들을 모두 지킨 데다 2019~2020시즌 최고의 스코어러로 꼽혔던 디온테 버튼을 영입하며 기대를 키웠다. 그러나 최준용과 송교창이 부상으로 개점휴업 중이고, 2옵션 외국인선수였던 타일러 데이비스를 교체하는 바람에 높이 싸움에서도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시즌 동안 몸무게 10㎏를 줄이며 부활을 다짐한 이승현의 활약 덕분에 그나마 크게 처지진 않았다는 평가다.
‘리바운드 달인’ 아셈 마레이가 팔꿈치를 다쳐 이탈한 창원 LG(3승6패) 역시 부상으로 인한 전력손실이 아쉽다. 최근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전성현과 두경민이 각각 5경기와 3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전력을 풀로 가동한 경기가 많지 않았다.
KCC와 LG가 그렇듯, 강한 몸싸움이 일어나다 보니 시즌 도중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KCC는 슈터 허웅이 무릎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가 돌아왔다.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원주 DB(2승7패)도 센터 김종규의 무릎 부상 악화로 골밑 장악이 쉽지 않다. 초반 상승세가 눈부셨던 고양 소노(5승4패) 역시 핵심 가드 이정현이 왼쪽 슬관절 급성 손상 진단을 받아 이달 말까지 결장이 불가피하다.
15일부터 26일까지 국가대표 경기 휴식기에 돌입하는 덕분에 부상자들의 회복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휴식기 이후 주요 선수들이 복귀하는 팀들이 리그 판도를 다시 한 번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