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은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에서 개막 6연승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비시즌 트레이드로 영입한 세터 이고은(앞)과 리베로 신연경이 주전 자리를 꿰차며 팀에 보탬이 된 게 주효했다. 사진제공|KOVO
흥국생명은 ‘도드람 2024~2025 V리그’ 개막을 앞두고 걱정이 컸다. 비시즌 경남 통영에서 펼쳐진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에서 1승2패, 승점 3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고,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투트쿠(튀르키예)와 아시아쿼터 미들블로커(센터) 피치(뉴질랜드) 역시 미덥지 못했다.
자연스레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김연경에만 의존하는 배구를 되풀이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일었다. 나머지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의 주인을 확실히 정하지도 못한 채 시즌을 맞이하게 돼 ‘봄배구 무대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기우였다. 시즌이 개막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펄펄 날고 있다. 1라운드 전승을 기록하며 승점 17로 선두다. 12일 정관장과 홈경기(3-2 승)를 제외하면 모두 승점 3을 따냈을 정도로 압도적 전력이다.
비시즌 동안 트레이드로 영입한 세터 이고은과 리베로 신연경의 가세가 흥국생명에 큰 힘이 됐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확실한 주전 세터가 없어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탈리아)의 세터 교체가 잦았다. 그러나 이원정과 트레이드로 페퍼저축은행에서 영입한 이고은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고민을 덜어줬다.
올 시즌 흥국생명의 러닝세트(블로커가 1명 이하인 곳으로 토스하는 것) 성공률은 36.84%로 상대팀들(34.18%)보다 높았다. 이고은이 매 경기 세터 싸움에서 승리하자, 아본단자 감독은 긴 출전시간을 보장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들블로커 김채연과 트레이드로 IBK기업은행에서 이적해온 신연경의 가세로 수비 역시 안정됐다. 지난 시즌 주전 리베로였던 도수빈이 후위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으로 투입될 정도로 팀의 수비 뎁스가 탄탄해졌다. 신연경이 세트당 디그 5.131개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고, 리베로의 부담을 내려놓은 도수빈 역시 리시브 효율 63.64%를 마크하며 팀에 기여하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고은의 활약이 만족스러워 교체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 신연경 역시 매 경기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며 “두 선수의 가세로 종전보다 팀의 퀄리티가 높아졌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