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한 야구국가대표팀이 6일 고척돔에서 상무와 평가전을 치렀다. 경기를 지켜보는 야구대표팀 류중일 감독(왼쪽 끝). 스포츠동아DB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국가대표팀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1라운드) B조에서 3위(3승2패)에 그쳐 슈퍼라운드(4강) 진출에 실패했다.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2015년)인 한국은 2019년 제2회 대회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올해 제3회 대회에선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들이켰다. 공교롭게도 갈수록 성적이 떨어지고 있다.
야구대표팀은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가을 개최된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젊은 선수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대표팀 발탁이 유력했던 선수들이 기초 군사훈련, 부상 등의 이유로 합류하지 못하는 악재도 발생했다. ‘반쪽 대표팀’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부진의 원인을 악재 탓만으로 돌릴 순 없다. 일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전반적인 경기 내용을 달아보면 이번에도 한국야구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
야구대표팀 류중일 감독. 스포츠동아DB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뽐낸 선발투수는 없었고, 상대팀 분석 또한 안일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첫 경기였던 13일 대만전 초반 홈런으로만 6점을 내줬다. 대만 타자들이 언더핸드 고영표에게 고전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결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14일 쿠바전에서 승리를 챙긴 대표팀은 16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선 0-6까지 뒤지다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도 대표팀의 경기 초반 마운드는 기대 이하였다. 3명의 투수가 홈런 2개를 내주며 크게 흔들렸다. 역전한 과정 역시 세밀히 살펴보면, 상대 수비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에 도움을 받은 측면이 크다.
이번 대회 이후로는 당분간 국제대회가 없다. 숨 고르기에 들어간 한국야구는 2026년 제6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28년 LA올림픽을 최우선 목표로 재정비에 들어간다. 2026년에는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도 예정돼 있다. 이들 3개 대회의 무게감을 고려하면, 2년의 준비기간도 짧게만 느껴진다.
세대교체 주역들의 기량 향상은 물론 대표팀의 전반적인 업그레이드가 더욱 빠른 템포로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려면 한층 단단한 준비가 필요하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