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미들블로커 김준우. 사진제공|KOVO
“제가 막아서 동료들 사기가 오를 수만 있다면 계속 막겠습니다.”
삼성화재 미들블로커(센터) 김준우(24)는 올 시즌 최정상급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세트당 블로킹 1.054개로 이 부문 1위다. 한국배구를 대표하는 미들블로커 최민호(현대캐피탈·0.818개)와 전설 신영석(한국전력·0.750개)마저 크게 앞지르는 수준이다. 여기에 속공 성공률(10경기·56.60%) 또한 지난 시즌(29경기·54.70%)보다 좋아졌다. 2022~2023시즌 신인상을 거머쥐더니 매 시즌 일취월장하는 모습이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이 김준우에게 신뢰를 보내는 이유 또한 분명하다. 김 감독 역시 선수 시절 미들블로커였다. 포지션이 같은 제자이기에 잣대가 더욱 엄격하게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김준우는 “보완점이 많았는데, 감독님을 닮아가려고 노력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김)준우가 상대 세터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이나 공격 타이밍 등 여러 면에서 발전했다”고 칭찬했다.
김준우는 삼성화재의 전 포지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화재는 현재 팀 전반에 걸쳐 리시브 부담을 줄이는 게 과제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진의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선 리시브에 쏟는 에너지를 공격에 쏟는 게 더 좋다. 그래야만 외국인선수에게 치중하지 않고 공격 패턴을 다양화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중앙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해 리시브 상황을 애초에 차단하고, 속공으로 공격 부담을 줄여주는 게 좋다. 김 감독은 “지금 (날개 공격수에게) 리시브 부담이 있으니, 중앙에서 상대 공격을 잡고 속공으로 좀 더 힘을 보태는 편이 더 수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우는 “속공은 (김)재휘 형에게 배우고 있고, 블로킹 감각이 좋은 편이지만 사이드블로킹에서 도와줘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단, 블로킹이 팀에 미치는 영향은 잘 알고 있다. 그는 “내게 ‘네가 블로킹을 잡을 때 분위기 산다’고 해주시니 더 잡고 싶은 마음이 든다”며 “내가 막아서 동료들 사기를 올릴 수만 있다면 계속해서 최선을 다해 막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