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올해 재정건전화 문제로 홍역을 앓았다. 그럼에도 ACLE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24일 전북과 리그 최종전 홈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는 광주 선수단.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FC가 안팎으로 끊임없이 홍역을 앓고 있다.
광주는 지난해 K리그1로 승격하자마자 3위에 오르며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권을 따냈다. 구단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클럽대항전에 나서면서 위상이 크게 올랐다.
하지만 문제는 경기장 안이 아닌 밖에서 벌어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해 도입한 K리그 재정건전화 제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연맹은 올해 초 재무위원회를 통해 K리그 구단별 당기 예산안 심사를 진행했는데, 광주는 올해 수입을 과대 계산해 예산안을 제출했다. 이에 연맹은 구단 예산안 승인을 부결했고, 여름이적시장 선수 영입을 금지하는 제재를 가했다.
시간이 흘렀음에도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광주 구단은 최근 시의회에 올해 9월부터 치른 경기 비용 40억 원 중 10억 원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사전 협의 없이 10억 원을 먼저 지출하고, 추후 보존해달라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에 21일 노동일 광주 구단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시의회가 구단의 ACLE 참가지원금 10억67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적자 상태가 지속되면 구단의 지속적 운영은 쉽지 않다.
연맹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 광주 구단에 이달까지 내년 예산 계획 가안 제출을 요청했다. 만일 자료가 미비할 경우 추가 보완을 요구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재정건전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다음 달 재무위원회 검토를 거쳐 내년 선수단 연봉상한선을 대폭 내리는 특단의 대책도 모색 중이다. 당장 리그 퇴출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선수단 비용 삭감은 구단의 경쟁력 하락과 직결될 만한 문제다.
잡음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쉽지 않은 경기를 앞두고 있다. 광주는 27일 오후 7시 상하이 선화(중국)와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ACLE 리그 스테이지 5차전 홈경기를 치른다. 광주는 첫 출전임에도 ACLE 동아시아권에서 3승1패, 승점 9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하지만 상하이 선화는 2승1무1패, 승점 7로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이정효 광주 감독에게도 올 시즌은 어려움의 연속이다. 여름이적시장을 통한 보강이 불가능했고, 시즌 도중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그럼에도 K리그1 최종전이었던 24일 전북 현대와 홈경기에서 1-1로 비겨 9위(14승5무19패·승점 47)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잔류를 이룬 이 감독은 “나와 광주는 계속 시험대에 들 것”이라며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