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가 18번 홀에서 파를 지켜 ISPS한다호주오픈에서 2타 차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멜버른(호주) | AP뉴시스
1988년생 ‘작은 거인’ 신지애가 프로 통산 65승 고지를 밟았다.
신지애는 2일 호주 멜버른의 킹스턴히스골프클럽(파73)에서 열린 ISPS한다호주오픈(총상금 170만 호주달러‧15억5000만 원) 여자부 4라운드에서 이글 2개, 버디 4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3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4타를 기록해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애슐리 부하이(남아프리카공화국‧15언더파)를 2타 차로 따돌리고 패권을 차지했다. 2007년생 아마추어 국가대표 양효진(남녕고)이 7언더파 단독 3위에 올랐고, 교포 그레이스 김이 해나 그린(이상 호주)과 함께 6언더파 공동 4위에 자리했다.
2013년 이 대회 챔피언인 신지애는 11년 만에 타이틀 탈환에 성공하면서 지난해 6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어스몬다민컵 이후 1년 6개월 만에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1승,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1승, JLPGA 투어 30승 등을 포함해 전 세계 프로투어 통산 65승에 입맞춤했다.
4번(파4) 홀 이글에 이어 5번(파4) 홀 버디로 한때 6타 차 단독 선두를 질주했던 신지애는 후반 13번~17번, 5개 홀에서 버디 1개와 보기 3개를 적어내며 부하이의 추격을 허용했지만 마지막 18번(파4) 홀에서 침착하게 파를 지켜 2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올해 JLPGA 투어 통산 최다 상금 기록을 눈앞에 뒀지만 통산 상금 1위 후도 유리(일본)에 119만977엔 차이로 2위에 머문 아쉬움을 털어내면서 세월을 거스르는 베테랑의 관록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신지애는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끝까지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호주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호주 WPGA 투어와 DP월드 투어(옛 유러피언 투어)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킹스턴 히스GC와 빅토리아GC 두 곳에서 치러지며 3·4라운드는 킹스턴 히스에서 펼쳐졌다.
호주 올 어빌리티 챔피언십(AAAC)에서 우승한 뒤 환하게 웃고 있는 이승민. 사진제공 | 볼미디어
한편 자폐성 발달장애 프로골퍼 이승민은 하루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세계장애인골프(G4D) 투어 호주 올 어빌리티 챔피언십(AAAC)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5개로 2오버파를 쳐 최종합계 4언더파 212타를 기록해 공동 2위 킵 퍼포트(잉글랜드)와 웨인 퍼스키(호주‧이상 226타)를 무려 1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2022년 US 어댑티브오픈 이후 약 2년 만에 국제 대회 정상에 복귀한 이승민은 “이런 큰 대회에서 우승해 무척 영광”이라며 “장애가 있지만 골프를 해보려는 친구들이 많아진 것 같은데 그들에게 희망이 되도록 더 잘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앞으로 세계장애인 골프 1위와 국가대표에 대한 도전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승민은 세계장애인 골프 랭킹 2위에 올라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