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가 김은중 감독(왼쪽)과 동행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 최순호 단장(오른쪽)과 갈등은 완전히 봉합된 게 아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FC가 김은중 감독(45)과 동행한다. 최초 김 감독과 계약기간은 2025년까지였지만, ‘감독의 임기가 2년 이상 남아있어야 좋은 선수들이 사령탑을 믿고 구단에 온다’는 그의 1년 연장 계약 요구를 구단이 받아들였다. 최순호 단장(62)과 김 감독의 갈등도 이번 재계약을 통해 일단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그러나 올 시즌 내내 두 사람의 의견충돌은 잦았다. 급기야 최근 김 감독의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심하게 분출됐다. 창단 이래 최고 성적(5위)을 거두고도 김 감독의 거취와 관련한 이야기가 거론될 정도로 긴장감이 고조됐다.
다행히 20일 연장 계약 합의로 봉합 국면을 맞았지만, 최 단장과 김 감독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됐는지는 의문이다. 불화의 근원이 꽤 깊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이적시장 동안 최 단장이 김 감독의 선수 영입 요구를 거부하고, B팀(2군) 운영 현황을 공유하지 않은 게 시발점이었다. 이어 재계약 협상 당시 최 단장이 ‘김 감독의 연봉 인상 요구가 과하다’는 논리로 김 감독과 소통을 거부한 것이 불씨를 키웠다.
올 시즌 김 감독과 구단 직원 A가 마찰을 빚었을 때도 최 단장은 A를 두둔하며 상황을 악화시켰다. 최 단장이 최근 구단 서포터스 ‘리얼크루’와 간담회에서 ‘A와 김 감독이 부딪히지 않도록 역할 분리를 하겠다’고 말했지만, A는 이번 겨울이적시장까지는 김 감독과 소통하는 보직을 계속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 사정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갈등을 중재해야 할 수원시가 제 역할을 하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최근 시 관계자 B는 잘못된 정보를 유튜브로 유출해 최 단장과 김 감독의 갈등을 오히려 심화시켰다. B가 유출한 정보에는 김 감독 측에서 제시한 재계약 조건이 담겼는데, 사실이 아닌 정보까지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내부에 평지풍파가 끊이지 않는 와중에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사태인 만큼 책임이 적지 않다. 향후 불필요한 갈등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구단 프런트는 물론 수원시에서도 합당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