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양석환. 스포츠동아 DB
두산 베어스의 올 시즌 팀 홈런(150개) 순위는 5위였다. 올해는 자동투구판정 시스템(ABS)의 도입과 함께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장타력이 뛰어난 타자를 여럿 보유한 두산에는 분명 유리한 요소였다. 그럼에도 두산의 경기당 홈런은 1.04개로 간신히 1개를 넘겼다. 팀 타율(0.276·5위)과 홈런 모두 리그 평균(0.277·143.8홈런) 수준이었다.
홈플레이트에서 외야 펜스까지 거리가 가장 긴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면서 거둔 성적이라는 사실을 고려해야 하지만, 리그 최정상급의 파괴력 넘치는 타선을 기대했기에 효율 측면에선 아쉬움이 남았던 게 사실이다. KT 위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서 18이닝 무득점의 수모를 당한 것도 올해 두산 타선의 동맥경화 현상을 증명한다.
내년에는 다른 타선을 꾸려야 한다. 부동의 주전 3루수 허경민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KT로 이적했음에도 두산 타선의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파워히터들이 건재하다. 올해 팀 내 홈런 1위 양석환(34개)과 2위 김재환(29개)을 비롯해 강승호(18개), 양의지(17개) 등은 언제든 한방을 터트릴 수 있다.
양석환과 김재환은 두산이 자랑하는 홈런타자다. 올해 양석환은 28홈런을 친 2021년을 넘어 데뷔 후 단일시즌 개인 최다 홈런을 기록했다. 김재환도 30홈런을 날린 2020년 이후 가장 많은 아치를 그렸다. 지난해 10홈런에 그치며 큰 우려를 자아냈지만, 올해는 특유의 부드러운 스윙과 파워를 되찾았다.
양의지는 5년 연속(2018~2022년) 20홈런 이상을 쳤고, 2020~2021년에는 잇달아 30홈런을 넘겼다. 올해 데뷔 후 최다 홈런을 터트린 강승호 역시 파워가 뛰어나다. 이들 4명만 중심을 잘 잡아줘도 두산은 최상위권의 타선을 유지할 수 있다. 여기에 만만치 않은 파워를 지닌 박준영, 2023년 마이너리그(트리플A)에서 16홈런을 친 새 외국인타자 제이크 케이브 역시 두산의 장타력 게이지를 높여줄 수 있다.
두산은 최근 10년간 3차례 팀 홈런 3위 이내에 들었다. 지난해에도 정확히 100홈런을 채우며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올해는 홈런 수가 50개나 늘었지만, 삼성 라이온즈(185개)~ NC 다이노스(172개)~KIA 타이거즈(163개)~SSG 랜더스(152개)보다 뒤졌다. 홈런의 증가는 득점력 상승과 직결된다. 두산을 대표하는 홈런타자들이 2025시즌 더욱 힘을 내야 하는 이유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