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노경은, KT 우규민, LG 김진성, 롯데 진해수(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롯데 자이언츠 제공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살아있는 전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은 최근 3년간 최고령 세이브를 비롯한 관련 기록을 매번 경신했다. 그 뒤를 이어 많은 후배에게 나침반이 돼주는 베테랑 투수도 적잖다. 노경은(41·SSG 랜더스), 우규민(40·KT 위즈), 김진성(40·LG 트윈스), 진해수(39·롯데 자이언츠)다.
●건재
4명 모두 건재하다. 지난해에는 노경은이 대표적이었다. 77경기에 등판해 38홀드로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불혹에 생애 첫 타이틀 홀더가 된 그는 2007년 류택현(LG)이 세운 종전 최고령 홀드 1위 기록(36개)을 경신했다. SSG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그를 2+1년 계약으로 예우했다. 노경은은 “타이틀 홀더가 되기까지 2003년 데뷔 후 22년이 걸렸다”며 “많은 후배에게 더 큰 메시지를 주기 위해 더욱 철저하게 몸을 관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진성 또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LG에서 최고령 투수지만, 지난해 팀 내 최다 71경기에 등판했다. 2023년부터 2년 연속 한 시즌 7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그럼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27홀드를 수확했다. 팀 내 유일한 두 자릿수 홀드였다. 지난해 LG 불펜은 불안 요소를 적잖게 노출했지만, 김진성이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붕괴는 막았다. 김강률, 심창민 등 이적생들에게 김진성이 좋은 표본으로 추천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마일스톤
새 시즌 어떤 마일스톤(이정표)을 세울지 궁금하다. 현역 최다 등판 1, 2위 기록을 늘리고 있는 진해수, 우규민에게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롯데에서 원포인트릴리프 역할을 맡은 진해수는 54경기에 등판해 통산 842경기를 기록했다. 그 뒤를 우규민(804경기)이 잇는다. 진해수는 정우람(1005경기), 류택현(901경기)에게 다가서고 있다. 우규민은 통산 4위 조웅천(813경기)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둘은 또 홀드, 세이브 관련 기록에서 족적을 남기고 있다. 현역 홀드 1위 진해수(157개)는 통산 2위 권혁(159개)을 추월할 태세다. 지난해 홀드는 5개였다. 원포인트릴리프 보직의 특성상 홀드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 적잖지만, 새 시즌 한 계단 더 오를 가능성은 분명 크다. 개인통산 86승-91세이브-110홀드를 기록 중인 우규민 또한 빠르지는 않지만, 우직하게 역대 최초 세 자릿수 승리-세이브-홀드를 향해가고 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