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43주년 창단 기념식에서 메시지를 전하는 두산 양의지.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2025시즌 두산 베어스의 주장은 양의지(38)다. NC 다이노스 시절(2019~2022년)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이끈 바 있지만, 프로 경력의 대부분을 보낸 두산에선 처음이다.
양의지는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전체 59순위)에 두산의 지명을 받았고, 2010년을 기점으로 주전 포수로 올라섰다. 그 뒤로도 매년 발전을 거듭하며 현역 최고의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첫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2019년 NC로 이적했다가 2023년 2번째 FA 때 두산으로 돌아왔다. 2차례 FA 계약을 통해 거머쥔 총액만 277억 원에 달한다. 기량도 뛰어나지만,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도 출중해 리더로 손색이 없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두산에서도 언젠가는 주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43주년 창단 기념식에서 양의지는 선수단 대표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2025년 우리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새로운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함께 새 유니폼을 입고 두산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는 것 같다. 활발하게 소통하며 열심히 팀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양의지는 “구단에서 ‘네가 주장을 해야겠다’고 하셨다. ‘왜 해야 하냐’고 물었더니, ‘한번 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말씀하시더라”며 웃었다. 이어 “내가 처음 두산에 입단했을 때 홍성흔 선배님이 주장이었다”며 “그분들을 보며 야구를 했고,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두산에서 주장을 맡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젊은 선수들이 나를 보면서 느끼는 게 있을 테니, 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NC에서 주장을 맡았던 경험이 두산에서도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양의지는 “주장을 맡으면서 선수들이 편안하게 야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경험상 그게 가장 중요한 주장의 역할”이라며 “잘되는 팀은 항상 벤치 분위기가 좋다. 작년에는 많이 처진 느낌이 있었는데, 그에 따른 데미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왁자지껄한 덕아웃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이승엽 두산 감독의 생각과도 일치한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