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와 악몽의 기로에 선 ‘EPL 10년차’ 손흥민, 역대 이런 시즌 없었다…첫 우승의 희망, 첫 강등의 공포가 동시에

입력 2025-01-21 16: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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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EPL 10번째 시즌은 험난하다. 현시점에서 유일한 희망은 리그컵 우승이다. 사진출처|토트넘 SNS

손흥민의 EPL 10번째 시즌은 험난하다. 현시점에서 유일한 희망은 리그컵 우승이다. 사진출처|토트넘 SNS


잉글랜드에서 10번째 시즌을 보내는 토트넘 주장 손흥민(33)에게 2024~2025시즌은 참으로 복잡하다.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선 프로 첫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충분한 반면 프리미어리그(EPL)에선 자칫 챔피언십(2부) 강등권 싸움에 휘말릴 우려가 있다.

손흥민은 20일(한국시간) 리버풀 구디슨파크에서 끝난 에버턴과 EPL 2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또 고개를 숙였다.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전반 24분 결정적 단독 찬스를 놓치는 등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했다. 팀도 전반에만 3실점한 끝에 2-3으로 패했다.

상황이 몹시 심각하다. 리그 6경기 연속 무승(1무5패)이다. 10경기로 넓혀도 1승(2무7패)뿐이다. 7승3무12패, 승점 24의 토트넘은 15위까지 추락했다. 토트넘이 리그 22경기에서 12패를 당한 것은 1997~1998시즌이 마지막이었다. 손흥민도 “이런 적이 없다”며 고통스러워했다.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의 마지노선인 4위 첼시(11승7무4패·승점 40)와 격차가 승점 16점차까지 벌어진 가운데 유로파리그 티켓 역시 가물가물해졌다. 현재 5위는 승점 38의 맨체스터 시티다. 반면 강등권(18~20위)과는 가깝다. 18위 입스위치타운(3승7무12패·승점 16)이 부담스러울 지경이다.

에버턴전 종료 휘슬이 울리자 얼굴을 감싸쥐며 자책했던 손흥민은 또 다른 고통도 겪었다. 일부 원정팬들이 인사를 전하는 그에게 삿대질을 하며 “Wanker(재수 없는 녀석)” 등 각종 욕설을 퍼부었다. 물론 최근 내년 6월까지 계약 연장에 합의했고, 이번 시즌 EPL 19경기에서 6골·6도움을 올린 손흥민을 옹호하는 여론도 있으나, 현지 분위기는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주장직 박탈부터 은퇴를 종용하는 목소리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손흥민이 절망스러운 상황에만 처한 것은 아니다. 실추된 명예를 되살릴 기회는 있다. 특히 리그컵에선 우승도 기대할 만하다. 토트넘은 9일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리버풀과 대회 4강 1차전 홈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다음 달 7일 원정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른다.

2010년부터 함부르크~레버쿠젠(이상 독일)~토트넘에서 활약하며 단 한 개의 트로피도 얻지 못한 그로선 더없이 간절한 무대다. 우승 타이틀은 손흥민의 성공적인 프로 경력에 방점을 찍어줄 수 있다. 희망과 공포가 교차하는 올 시즌 여정의 끝에선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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