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김민지, 이나현, 김민선(왼쪽부터)이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 여자 팀스프린트 경기에서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하얼빈(중국)|뉴시스
‘新 빙속 여제’ 김민선(26·의정부시청)이 2025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 2관왕을 차지했다.
김민선은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산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8초2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전 동계올림픽과 동계아시안게임 등 국제종합대회에서 시상대 꼭대기에 오르지 못한 김민선은 자신의 주종목에서 첫 입상했다. 또한 이상화(은퇴)도 실패했던 한국 여자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다.
김민선은 어릴 적부터 남다른 재능을 보였으나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주요 국제대회에선 한 번도 웃지 못했다. 2017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과 2018평창동계올림픽,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모두 빈손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아시안게임에선 한풀이에 성공했다. 8일 이번 대회부터 처음 도입된 여자 100m에서 10초505로, 대표팀 후배 이나현(20·한체대)의 기록(10초501)에 0.04초 차이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김민선은 주종목에서 월등한 기량으로 완벽한 레이스를 펼쳤다.
첫 100m 구간을 출전선수 20명 가운데 가장 빠른 10초46에 통과한 뒤 전력질주해 가장 우수한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금메달을 경쟁한 이나현은 이보다 0.09초 뒤진 기록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민선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고 성적은 이상화가 2017년, 2017년 획득한 은메달이다. 이상화는 역대 동계올림픽 여자 500m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레전드로 김민선은 그 후계자다.
스케이트 교체 후유증을 겪은 김민선은 2023년 12월 3차 월드컵 여자 500m 우승에 이어 지난해 2월 세계선수권 이 종목 은메달로 예열을 마쳤고, 하얼빈에서 화려하게 비상하면서 1년여 앞으로 다가온 2026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동계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김민선의 질주는 같은날 팀 스프린트까지 이어졌다. 이나현~김민지(25·화성시청)와 호흡을 맞춘 출전한 팀 스프린트에서 1분28초62로, 개최국 중국(1분28초85)을 0.23초 차로 누르고 종목 정상에 섰다. 김민선과 이나현은 2관왕에 올랐다.
팀 스프린트는 단체전으로 3명의 스케이터들이 호흡을 맞춰 400m 트랙을 3바뀌씩 돌면서 1명씩 대열을 빠져나와 마지막 바퀴는 1명의 주자가 홀로 질주하는 방식이다. 김민선은 ‘최종 주자’로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김민선은 “시즌 초반 어려움이 적지 않아 부담도 있었다. 금메달을 딸 수 있어 정말 기쁘다. 가벼운 마음으로 남은 종목(11일 1000m)을 준비하되 실수 없이 좋은 플레이를 할하겠다”고 다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