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깨고 4G 연속 무패 …‘서울의 봄’ 부른 조영욱, “살짝 부담 내려놓았더니…”

입력 2025-03-16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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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조영욱(가운데)이 15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와 K리그1 원정경기 도중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조영욱은 시즌 첫 골로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FC서울 조영욱(가운데)이 15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와 K리그1 원정경기 도중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조영욱은 시즌 첫 골로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어쩌겠나? 그래도 믿어줘야지.”

김기동 FC서울 감독의 신뢰가 깊은 잠에 빠졌던 골잡이를 깨웠다.

서울은 15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18분 터진 조영욱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챙겼다. 4경기 무패(2승2무)의 서울은 2승2무1패, 승점 8로 상위권 경쟁에 뛰어든 반면 3경기 무패(2승1무)가 깨진 강원은 2승1무2패, 승점 7에 그쳤다.

서울 입장에서 최근 3경기 연속 무실점도 반갑지만, 조영욱이 침묵을 깬 게 더 고무적이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22골·12도움을 올린 그는 2023년 K리그2 김천 상무에서 13골·5도움을 뽑아내며 확실한 에이스로 도약한 듯했으나, 서울로 복귀한 지난 시즌 4골·4도움(29경기)에 그쳤다. 이번 시즌에는 더 심각했다. 개막 후 4경기 동안 공격 포인트가 없었다.

괜찮은 수비에도 서울이 ‘슬로 스타터’에 머문 이유는 2% 부족한 득점력이었다. 자연스레 공격진을 향해 질타가 쏟아졌고, 부담은 더 늘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조영욱을 계속 믿고 밀어줬다. “(조)영욱이 등 공격수들이 잘 터지지 않는 득점으로 부담이 있겠으나, 극복해야 한다. 기다려줘야 한다”고 격려했다. 물론 훈련장에선 강하게 몰아세웠다. “자신 있게 하라. 어떻게든 골문으로 공을 차 넣으라. 실수를 두려워 말라”고 다그쳤다.

결국 해냈다. 전방과 2선, 중앙과 측면을 휘저은 조영욱은 전반 18분 결정적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강원 골키퍼 이광연이 빌드업 과정에서 치명적 실수를 범했고, 이를 끊은 중앙 미드필더 황도윤이 내준 패스를 페널티지역에서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골맛을 봤다. 운도 따랐으나, 치열한 노력과 집념의 산물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수비는 안정적이다. 공격만 살면 된다고 여겼는데, 그런 면에서 강원 원정은 소득이 많았다”며 “조영욱의 골이 무실점보다 반갑다.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고 견뎌줬다. 첫 골을 계기로 더 잘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반복된 실수와 침묵에 심적으로 많이 가라앉았던 조영욱의 입가에도 모처럼 미소가 번졌다. 그는 “개인적 어려움보다는 팀 경기력이 살아나지 않아 걱정스러웠다”면서도 “공격수로 압박이 전혀 없진 않았는데, 직전 경기부터 부담을 살짝 내려놓으려 했다. A매치 휴식기에 좀 더 다듬어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춘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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