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외국인 공격수 에릭이 1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원정경기 도중 동점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외국인 공격수 에릭이 1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원정경기 도중 동점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비길 듯한 경기에서 이기고, 패색이 짙은 경기에서도 어떻게든 비겨 승점을 따낸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가 우승 후보로서 가장 필요한 ‘지지 않는 습관’을 또 한번 드러냈다.

울산은 1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수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울산은 3승1무1패, 승점 10으로 선두권을 유지한 반면 수원FC는 3무2패, 승점 3으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 초반 수원FC의 ‘삼바 듀오’가 위력을 발휘했다. 전반 12분 안데르손의 침투패스를 받은 루안이 왼발로 골망을 갈랐다. 기선을 제압한 수원FC가 분위기를 이어갔다.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울산의 공격을 막아섰고, 간간이 안데르손과 지동원의 역습으로 울산 골문을 계속 위협했다.

울산은 계속 고전했다. 후반 5분 이희균이 골문을 갈랐으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수원FC 수문장 안준수를 향한 반칙이 선언되면서 득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7분 뒤 라카바(이탈리아)의 페널티킥(PK)마저 안준수의 선방에 막혀 패배의 기운이 드리우는 듯했다.

그럼에도 울산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 겨울이적시장에 합류한 공격수 에릭(브라질)이 울산을 구해냈다. 후반 20분 교체 투입된 그는 7분 만에 데뷔골을 신고하며 경기의 균형추를 맞췄다. 루빅손(스웨덴)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 앞에서 방향만 바꿔놓는 감각적인 골이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경기 전 김 감독은 에릭을 두고 “힘과 속도를 갖췄다. 동시에 마무리 능력도 있는 선수다”며 “팀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훈련을 며칠 함께 해보니 몸 상태도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소 밀렸지만, 울산의 저력이 또 한번 증명됐다. 빡빡한 경기에도 후반전 이희균, 에릭 등 다양한 공격수들을 투입해 변주를 준 게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달 16일 FC안양과 시즌 개막전(홈·0-1 패) 이후 대전하나시티즌(원정·2-0 승)~전북 현대(1-0 승)~제주 SK(이상 홈·2-0 승)에 이어 수원FC를 상대로도 패하지 않았다.


수원|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