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에서 4회초 1사 1루 LG 박해민이 NC 김태경의 투구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시범경기부터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1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NC 다이노스-LG 트윈스전에서 양 팀 선수단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시범경기 때부터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진 것은 이례적이다.
상황은 이랬다. 4회말 1사 1루, 볼카운트 2B-2S서 NC 선발투수 김태경이 박해민을 상대로 5구째를 던질 때 박종철 주심이 ‘타임’을 외쳤다. 이에 박해민이 박 주심에게 가볍게 항의했다. 타격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구한 데 따른 불만으로 읽혔다. ‘왜 던지는데’라고 했다. 김태경은 박해민에게 백스톱 상단에 위치한 피치클록을 가리키며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자 박해민이 김태경을 향해 다가가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결국 양쪽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선수와 코치진이 모두 그라운드로 달려나와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다행히 NC 포수 김형준 등이 박해민을 빠르게 제지해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진 않았다. 김태경은 9구 승부 끝에 박해민을 삼진 처리한 뒤 김민규와 교체됐다.
지난해 시범 운영됐던 피치클록의 정식 도입에 따른 충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치클록은 투구와 타격 준비시간을 제한하는 제도로 2023시즌 메이저리그(MLB)에서 처음 시행했는데, KBO는 지난 시즌 이를 시범 운영했다. 시범 운영 기간이었던 지난 시즌에는 위반에 따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부터 KBO는 피치클록 위반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타자의 타석 사이 간격은 33초이며, 투수의 투구 간격은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20초, 주자가 있을 때는 25초다. 타석당 타자가 타임을 요청할 수 있는 횟수는 최대 2회다. 이를 위반할 경우 타자는 스트라이크, 투수는 볼의 제재를 받는다.
김태경은 심판의 플레이 콜을 듣고 투구했다. 그러나 이때 박해민은 타격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김태경이 손에서 공을 놓는 순간, 박 주심이 타임을 외친 이유다. NC 구단에 따르면 김태경은 “투구할 때 곁눈질로 타이머를 보면서 투구를 하다 보니 순간적으로 타자가 준비됐다고 생각하고 던졌는데 착각했던 것 같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