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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리더십에도 “구관이 명관” 강조하는 토트넘…구단의 ‘체질개선’ 위한 특단의 선택

입력 2025-03-20 16: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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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를 유지하려고 한다. 시즌 도중 사령탑 경질의 위험성을 알고 있고, 장기적 관점에서 팀을 만들어가려는 계획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출처|토트넘 홈페이지

토트넘은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를 유지하려고 한다. 시즌 도중 사령탑 경질의 위험성을 알고 있고, 장기적 관점에서 팀을 만들어가려는 계획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출처|토트넘 홈페이지


토트넘은 당장의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여태 추구하지 않았던’ 방식인 장기적 관점의 구단 운영과 팀 색깔의 연속성을 위해서다.

토트넘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4위(10승4무15패·승점 34)로 처져 기대치를 한참 밑돌고 있다. 잉글랜드 FA컵과 리그컵에서도 각각 32강과 4강에서 여정을 마쳤다. 현지에선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라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팬들은 경기장에서 “24년 동안 16명의 감독, 단 1개의 트로피”라는 걸개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하지만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할 계획이 없다. 19일(한국시간) 유럽축구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내쫓을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그는 구단 수뇌부의 신뢰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토트넘은 구단의 ‘체질 개선’을 바라본다. 지금의 성적도 중요하나, 길게 보고 구단을 차근차근 성장시키려 한다. 과거 실패한 경험에서 비롯된 ‘학습효과’다. 2019년 조세 무리뉴 감독, 2021년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영입했음에도 우승 트로피와 연이 닿지 않았다. 이들 모두 시즌 도중 경질되면서 팀의 연속성도 사라졌다. 설상가상으로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주축 선수들이 하나둘 팀을 떠나면서 팀 전력도 약해졌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의 맷 로 기자는 지난달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방아쇠를 당기지 않는 이유’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 유임 배경을 설명했다. “토트넘이 현재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기적적인 치료법은 없다. 구단은 감독 경질이 결코 해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경험으로 이미 잘 알고 있다”며 “레비 회장이 구단의 문화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가장 잘 보여주기 위한 방법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끝까지 믿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실적 문제도 있다. 계약이 2027년 6월까지인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지금 경질하면 약 1200만 파운드(약 228억 원)의 막대한 위약금이 따른다. 또 올 시즌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으로서도 한계가 따랐다는 여론 또한 있다.

물론 구단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암흑기가 계속될 경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입지는 장담할 수 없다. 텔레그래프는 18일 “토트넘은 유일한 희망인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만약 이 대회에서도 우승하지 못하면, 구단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해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다음 달 11일 프랑크푸르트(독일)와 대회 8강 1차전 홈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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