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부터 빛난 종 무브먼트’ 낮아진 ABS 존, 커브-스플리터 강점 재확인

입력 2025-03-25 1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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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손주영. 스포츠동아DB

LG 손주영. 스포츠동아DB


“작년이었으면 무조건 스트라이크죠.”

SSG 랜더스 마무리투수 조병현은 22일 개막전에서 올 시즌 달라진 자동투구판정 시스템(ABS)의 스트라이크존을 정확하게 확인했다. 9회초 두산 베어스 강승호를 상대로 던진 높은 직구(초구)가 볼로 판정되자마자 스트라이크존의 변화를 감지했다. 그는 “작년이었으면 무조건 스트라이크가 나왔을 공이었다. 볼이 선언되는 것을 보고 ABS 존이 낮아졌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KBO는 2025시즌을 앞두고 ABS의 스크라이크존을 약간 조정했다. 기존 ABS 존은 타자의 키에 비례해 상단 56.35%, 하단 27.64%의 높이로 형성됐다. 하지만 올해는 상단과 하단 모두 지난해보다 0.6% 포인트씩 낮아졌다. ‘ABS 존이 너무 높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LG 요니 치리노스. 사진제공|LG 트윈스

LG 요니 치리노스. 사진제공|LG 트윈스


스트라이크존 자체가 낮아지면서 ‘종’으로 떨어지는 계열의 변화구는 올 시즌 위력이 배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2~23일 펼쳐진 개막 2연전에서도 낮은 곳에 아슬아슬하게 걸친 변화구가 스트라이크로 선언되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지난해 ABS가 도입될 때부터도 투수들은 종으로 떨어지는 커브, 스플리터 등의 구사 비율을 높이겠다고 공공연히 말해왔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커브 얘기를 다시 안 꺼낼 수가 없다. 작년에도 던지려고 마음을 먹고 시즌을 맞이했는데, 실전에선 잘 쓰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시 커브 비율을 높일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막 2연전에서 가장 인상적 투구를 보여준 투수는 단연 LG 트윈스 좌완 손주영이다. 손주영은 2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7이닝 5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팀의 10-2 대승을 이끌었다. 직구 최고 시속 150㎞를 찍은 그는 변화구 중에선 커브를 가장 많이 활용했다. 96구 중 46개의 직구를 던진 가운데 커브가 무려 24개였다.

NC 라일리 톰슨. 사진제공|NC 다이노스

NC 라일리 톰슨. 사진제공|NC 다이노스


손주영에 앞서 22일 선발등판한 팀 동료 요니 치리노스는 위력적인 스플리터로 롯데 타자들을 요리했다. 치리노스는 6이닝 8탈삼진 2실점 역투로 KBO리그 데뷔전에서 바로 승리를 신고했다. 경기 후 그는 “스프링캠프에선 내가 원하던 스플리터의 움직임이 안 나왔다. 그립을 수정하면서 자신감이 붙었고, 오늘은 종전보다 더 효율적으로 스플리터가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NC 다이노스 외국인투수 라일리 톰슨 역시 23일 광주 KIA전에서 너클 커브를 앞세워 5.1이닝 5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호투했다. 라일리의 투구를 지켜본 A 해설위원은 “너클 커브가 굉장히 위력적이다. 변화된 ABS 존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구종”이라고 평가했다.

ABS 도입 이후 커브, 스플리터 등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의 중요성은 끊임없이 강조되고 있다. 스트라이크존 자체가 낮아지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변화구로 낮은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려는 투수들의 전략을 타자들이 어떻게 이겨낼지도 올 시즌 주요 관전 포인트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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