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박세웅이 29일 사직 KT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가 국내 선발진의 순항 가능성을 확인했다.
롯데는 29일 사직 홈경기에서 선발투수 박세웅(30)의 호투에 힘입어 KT 위즈를 3-1로 이겼다. 박세웅은 6이닝 5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의 역투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6월 27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 이후 9개월 5일(275일) 만의 선발승이었다. 박세웅은 경기를 마친 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팀이 더 많이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직전 등판이었던 23일 잠실 LG 트윈스전(5이닝 4실점 패전)과는 뚜렷한 차이가 하나 있었다. 슬라이더였다. 이날 슬라이더의 구속은 박세웅이 평소 던지던 대로 시속 133~137㎞에 형성됐다. 눈에 띄는 변화는 움직임이었다. 박세웅은 “이번 경기를 준비하며 (김태형) 감독님이 ‘슬라이더의 각을 더 크게 만들어 보라’고 조언해주셨는데, 이 점에 초점을 맞춰 훈련했다”고 밝혔다.
박세웅이 슬라이더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줄 아는 점도 단단히 한몫했다. 박세웅은 지난해 슬라이더의 구속과 각도를 조절해 두 구종으로 나눠 던졌던 적이 있다. 덕분에 29일 경기에선 평소보다 각이 큰 슬라이더로 KT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었다. 실제로 볼카운트를 올리는 용도로 직구를 노리던 상대의 허를 찌르거나, 유인구로 방망이를 이끌어내는 장면도 많았다. 그는 슬라이더의 활용과 관련해 “투수파트의 주형광, 이재율 코치님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롯데 김진욱(왼쪽), 나균안이 각각 26, 27일 인천 SSG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선발진의 순항이 무엇보다 절실한 팀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선발, 필승조의 부진 탓에 한 쪽으로 부하가 쏠리는 형국이었다. 이에 얇은 불펜층의 민낯이 드러나며 장기 레이스를 버틸 힘이 부족해지기도 했다. 올 시즌 초반외국인 원투펀치에 이어 준수한 투구 내용을 보여준 국내 선발진이 더욱 반가운 이유다. 박세웅은 “아직 시즌 초반이고, 선수들이 준비를 잘 했다. 컨디션이 올라오면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