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거스 포옛 감독이 30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안양과 원정경기 도중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솔직히 말하자면, 문제는 하나다. 선수들이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전술이 문제가 아니었다. 선수들의 실력은 더욱 핑계가 될 수 없었다. 전북 현대 거스 포옛 감독(우루과이)이 진단한 팀 부진의 원인은 선수들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 부담감이었다. 그리고 선수들을 향한 그의 신뢰는 결국 빛을 발했다.
전북은 30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이탈리아 스트라이커 콤파뇨의 페널티킥(PK) 골을 잘 지킨 전북은 리그 5경기 만에 승전고를 울리며 5위(2승2무2패·승점 8)로 올라섰다. 반면 안양은 11위(2승4패·승점 6)로 떨어졌다.
시작부터 전북이 공격을 주도했다. 하지만 안양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점유율을 상대에 내주면서도 수비라인을 하프라인 부근에 형성할 정도로 공격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안양의 저항이 거셌으나, 전북이 두드린 끝에 결과를 챙겼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김태현이 올린 크로스가 안양 문전으로 향했고, 이를 받으려던 박진섭이 안양 골키퍼 김다솔과 부딪쳤다. 주심은 PK를 선언했고, 이를 하프타임 직후 투입된 콤파뇨가 마무리했다. 안양은 후반 추가시간 김다솔의 퇴장으로 무너졌다.
전북으로선 소중한 승리다. 최근 분위기가 가라앉았기에 승리가 어느 때보다 절실했다. 지난해 10위로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추락했던 전북은 올해 포옛 감독 체제에서 야심 차게 출발했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김천 상무를 개막전에서 2-1로 꺾은 뒤 리그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에서도 시드니FC(호주)에 8강 1, 2차전 합계 스코어 2-5로 져 탈락했다. K리그를 처음 겪는 ‘초심자’ 포옛 감독의 시행착오임을 고려하더라도 팬들의 인내심은 조금씩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포옛 감독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팀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큰 틀을 바꾸지 않았다. 직전 포항 스틸러스전(2-2 무)과 비교해 이날 선발 명단에는 한국영 대신 보아텡(가나)만 바뀌었다. 경기 전 포옛 감독은 “축구는 어느 팀이든 부담감을 안고 싸워야 하는 게임”이라며 “선수들 스스로 압박감을 이겨내야 한다. 우리는 충분히 그럴 만한 능력이 있는 팀”이라고 힘주어 말했고, 선수들이 믿음에 응답했다.
안양|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