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에서 가장 빨리 2026북중미월드컵 본선 출전권을 손에 넣은 일본축구대표팀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효율적인 대표팀 관리와 ‘플랜B’ 구축을 위해 J리그 현장을 방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출처|JFA SNS
개최국 3개국(캐나다·미국·멕시코)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빨리 2026북중미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한 일본축구는 여유가 가득하다.
일본대표팀은 지난달 20일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C조 7차전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 ‘1호 본선 출전국’이 됐다. 1998년 프랑스대회부터 8회 연속 본선 진출이다. 일본은 이어진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0-0으로 비겼으나 사실상 보너스 게임과 다름 없었다.
일본축구협회(JFA)는 이미 베이스캠프 선정 작업에 나섰다. 미야모토 쓰네야스 회장이 직접 자국 대표팀의 원활한 현지 적응과 컨디션 조절을 위해 최상의 임시 보금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내부적으로 후보 지역은 정리됐고, 올해 12월 본선 조추첨 확정 후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일본대표팀은 동시에 ‘플랜B’ 구축에도 박차를 가한다. 3월 최종예선 홈 2연전까진 해외파 위주로 꾸렸으나 ‘만에 하나’를 위한 작업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최근 시즌 아웃된 핵심 수비수 이토 히로키(바이에른 뮌헨)와 같은 돌발 부상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월드컵 본선이 임박한 시점에 새로운 선수를 찾다보면 훨씬 큰 혼란이 닥칠 수 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대표팀 감독은 후보군 확대를 위해 자국 J리그를 주시한다. 마침 3월 2연전에서 실력과 잠재력을 직접 확인했다. 20세의 장신(192cm) 수비수 다카이 코타(가와사키 프론탈레)가 사우디전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모리야스 감독은 현지 언론을 통해 “공격적으로나 수비에서나 경기 흐름을 잡아가는 데 큰 역할을 해줬다. 공격의 시발점이자 넓은 시야로 상대 라인을 허물어트렸다. 위험 관리에도 능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카이는 유일하게 A매치를 직접 뛴 J리거다. J리그 선수가 ‘모리야스 재팬’에서 활약한 건 지난해 6월 시리아전 이후 처음이다. 특히 모리야스 감독은 자국 리그 선수들보다 해외파를 선호한다. 그는 최근 “효율적인 유럽파 점검을 위해 해외에 거주하는 방안도 고민한다”는 말을 했다가 여론의 십자포화에 입장을 급선회한 적이 있을 만큼 유럽파를 중용한다.
그랬던 모리야스 감독이 놀랍게도 J리그 현장을 직접 찾아 큰 화제가 됐다. 지난달 29일 시미즈 S펄스-쇼난 벨마레전이다. 새 얼굴을 찾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실제로 일본대표팀은 결과가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6월 월드컵 최종예선 2연전과 7월 한국에서 열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국내파를 대거 기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제2의 다카이’가 탄생할지 모를 일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