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소형준과 LG 손주영, 롯데 나균안(왼쪽부터) 올 시즌 남다른 장타 억제력을 보여주고 있다. 3명 모두에게 풀타임 소화의 희망도 커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T 소형준과 LG 손주영, 롯데 나균안(왼쪽부터) 올 시즌 남다른 장타 억제력을 보여주고 있다. 3명 모두에게 풀타임 소화의 희망도 커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소형준(24·KT 위즈), 나균안(27·롯데 자이언츠), 손주영(27·LG 트윈스)이 남다른 장타 억제력을 앞세워 풀타임 시즌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3명은 올 시즌 예사롭지 않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023년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이후 다시 풀타임에 도전하는 소형준은 4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ERA) 1.44로 활약했다. 지난해 부진 탓에 선발진에서 밀려난 나균안도 5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ERA 3.91로 기대를 키웠다. 첫 풀타임에 나선 손주영 역시 5경기 3승1패, ERA 3.81로 희망을 비췄다.

3명에게는 장타 억제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기록이 말해준다. 이들의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는 피장타율이다. 국내 투수 순위에서 소형준(0.272·2위), 나균안(0.330·4위), 손주영(0.333·5위) 모두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리그 에이스 급 투수로 평가되는 류현진(한화 이글스·0.340)과 박세웅(롯데·0.342)보다도 좋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소형준과 손주영의 선전 비결은 땅볼 유도에 있다. 손주영(58.6%·1위)과 소형준(52.2%·9위) 모두 높은 땅볼 비율을 기록 중이다. 소형준은 직구처럼 뻗다 공끝이 휘는 투심패스트볼, 커터를 앞세워 타자를 요리한다. 올해부터 커터를 본격 구사하기 시작한 손주영도 재미를 보고 있다. 손주영의 경우, 평균 시속 146.1㎞의 빠르고 힘 있는 직구로 상대와 힘겨루기에서 우위를 점하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둘 중 소형준은 매우 경제적인 투구도 보여주고 있다. 이닝당 투구수가 13.1개에 불과하다. 규정이닝을 채운 리그 전체 29명의 투수 중 1위다. 타자 입장에선 정타를 때리기 어려운 공으로 적극 승부하니 당해낼 재간이 없다. 자연히 수비 시간이 줄고, 야수들의 집중력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더불어 이닝당 투구수를 절약한 덕분에 경기당 6.25이닝으로 ‘이닝 이터’의 면모도 뽐낼 수 있게 됐다.

나균안도 땅볼/뜬공 비율(2.0)에서 예년과 다르다. 투수 전향 이후 2021년부터 4년 동안에는 매 시즌 이 비율이 0.8에 머물렀다. 올 시즌에는 주무기인 포크볼의 위력을 더한 효과가 크다. 평균 시속이 지난해 128.5㎞에서 131.2㎞로 올랐다. 평균 구속이 130㎞대에 이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여기에 탄착군도 낮게 형성하니 공략이 쉽지 않다. 실제 포크볼의 피안타율은 0.196에 불과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