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볼 멈추고, 제3구종 찾자” 김서현 반등 이끈 한화 이대진 퓨처스군 감독, 황준서까지 살릴 수 있을까

한화 황준서는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주무기인 포크볼을 거의 던지지 않고 있다. 제3구종으로 슬라이더를 장착하라는 이대진 퓨처스(2군)군 감독의 주문 때문이다. 이 감독은 김서현에 이어 또 한명의 영건 반등을 이뤄 낼 수 있을까. 황준서의 기량 향상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스포츠동아DB

“실전에서 포크볼은 거의 못 던지게 하고 있어요.”

이대진 한화 이글스 퓨처스(2군)팀 감독은 2025시즌을 시작한 후 연일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2군 총괄 지휘하는 것은 물론, 경기 감각이 떨어진 기존 1군 투수들의 ‘컨디셔닝’까지 세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투수 육성 전문가인 이 감독은 한화 투수진의 기량 향상에 있어 ‘그림자 역할’을 했다. 투수들이 재정비와 재조정의 시간을 가지는 2군 생활은 1군 경기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크게 빛이 나는 자리는 아니지만 이 감독은 2군 코칭스태프와 묵묵하게 선수들의 컨디셔닝에 온 힘을 쏟아 왔다.

최근 반등을 이뤄낸 대표적인 자원 중 한명은 1군 마무리투수 보직을 따낸 김서현이다. 김서현은 지난해 초반까지만 해도 자주 변하는 투구 폼과 제구력 난조로 2군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 감독은 김서현이 가지고 있는 잠재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기본 틀’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여러 투구 폼을 차용하기보다 고교 시절부터 본인이 가장 편하게 던지던 투구 폼을 효율적으로 구사할 수 있게 힘썼다. 

한화 황준서. 스포츠동아DB

이 감독의 지도 아래 구위와 제구력을 회복한 김서현은 마침내 1군 마무리투수 보직까지 따내며 1군에 없어선 안 될 핵심 전력으로 성장했다. 

이 감독은 김서현에 이어 또 한명의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엔 좌완 영건인 황준서(20)가 대상이다. 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고 있는 황준서는 구종 다양화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 감독은 “황준서는 현재 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투수들 중 컨디션이 가장 좋다. 최근 피지컬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훈련을 많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3의 구종을 활용할 수 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황준서에겐 최근 주무기 포크볼을 거의 못 던지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차피 본인이 잘 던질 수 있는 구종 아닌가. 슬라이더를 3번째 구종으로 가져가는 게 좋다고 보고, 이를 많이 사용할 수 있게 지도하는 중이다. 위닝샷은 빠른 직구를 써보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장통을 겪고 있는 황준서는 이 감독의 지휘 아래 2군에서 부지런하게 자신의 기량을 향상시키고 있다. 팀은 29일부터 7일까지 9연전이 예정돼 있는 상황. 선발 자원인 황준서의 콜업 가능성은 매우 높다. 3번째 구종까지 원활하게 장착하면 한화의 막강 선발진에 또 한 명의 선발투수가 추가될 수도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