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라일리는 초반 부진을 딛고 환골탈태했다. 구위와 구종선택, 내용까지 흠 잡을 데가 없다. 이닝당 18.2구로 다소 많은 투구수만 줄이면 더 위력적인 투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스포츠동아 DB

NC 라일리는 초반 부진을 딛고 환골탈태했다. 구위와 구종선택, 내용까지 흠 잡을 데가 없다. 이닝당 18.2구로 다소 많은 투구수만 줄이면 더 위력적인 투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스포츠동아 DB




NC 다이노스 외국인투수 라일리 톰슨(28)은 올 시즌 초반 부진한 투구로 코칭스태프의 애를 태웠다. 첫 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지난달 19일 수원 KT 위즈전(7이닝 1안타 2사사구 14탈삼진 무실점) 한 차례가 전부였고, 평균자책점(ERA)도 5.96으로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2차례나 5회 이전에 마운드를 떠나는 바람에 그렇지 않아도 약한 불펜에 큰 부담을 안겼다. 이호준 NC 감독도 “라일리가 초반에는 본인 스타일대로 운영했는데, 이제는 우리가 바꿀 것은 바꾸면서 끌고 가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라일리는 최근 3경기를 통해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4일 잠실 LG 트윈스전부터 6일 수원 KT 위즈전까지 3경기에서 모두 QS를 기록하며 승리를 따냈고, 이 기간 ERA는 0.47에 불과하다. 탈삼진(23개)/볼넷(4개) 비율 역시 이상적이다. 평균구속 150.8㎞의 강속구를 지녔는데, 제구력까지 살아나니 더할 나위가 없다. 최근 들어선 스플리터의 위력까지 살아났다.

흐름이 좋다. 5일 수원 KT 위즈전에선 또 다른 외국인투수 로건 앨런도 8경기만에 첫 승을 거뒀다. 기대했던 외국인 원투펀치가 힘을 받으면, NC가 애초 구상했던 선발진 구축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진 팀 선발투수 ERA가 9위(5.49)로 좋지 않지만, 4월까지 기록(5.77)과 비교하면 분명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라일리의 각성도 여기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은 존재한다. 다소 많은 투구수다. 라일리는 올 시즌 평균 5.1이닝을 소화하며 100.4구를 던졌다. 이닝당 투구수도 18.2구로 다소 많은 게 사실이다. 변화의 시작점이었던 지난달 24일 잠실 LG전부터 3경기에서도 평균 투구수가 104구다. 이닝당 평균 16.42구(19이닝 312구)로 이전 5경기(25.2이닝 489구·평균 19.05구)와 비교하면 크게 개선됐지만, 좀 더 긴 이닝을 책임지기 위해선 투구수를 더 아낄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지금의 과정도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첫 3경기에서 7.80까지 치솟았던 시즌 ERA를 3.63으로 절반 이상 낮췄다. 자신이 등판한 경기에서 팀 성적(6승2패)도 만족스럽다. 그동안 내용보다는 결과가 좋은 편이었는데, 이제는 2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많은 투구수에 따른 불안요소만 지우면 더 위력적인 투수가 될 수 있다. 라일리의 행보가 주목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