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의 즐거움, 협동의 가치 빛바래

학생이 주체가 되는 수업 이뤄져야
체육 수업에 재미를 느끼는 학생은 55.6%,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44.4%로 나타났다. 그래픽 제작|김물결 학생기자

체육 수업에 재미를 느끼는 학생은 55.6%,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44.4%로 나타났다. 그래픽 제작|김물결 학생기자



학생들은 활동 참여도가 평가 기준이 되는 체육 시간을 원했다. 체육 수업일수의 연장도 바랐다. 고교생 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의 결과다.

체육 수업일수 연장 및 만족도를 묻는 항목에서 학생들은 절반 이상이 늘려줄 것을, 6할 이상이 개선되길 원하는 의견을 냈다.

체육 수업일수 연장은 설문에 응한 재학생 58.3%의 지지를 받았다. 자유 응답을 통해 이들은 “일주일에 1번 있는 체육수업으로는 운동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공부로) 앉아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체육 시간은 곧 건강과도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현 수업일수가 적당하다거나 도리어 축소를 주장하는 의견도 38.9%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체육수업을 늘리면 그만큼 다른 교과 시간이 줄어들어 학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비롯해 “체육도 중요하지만, 시험과목이 아니다 보니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예비 수험생’으로서 현실을 토로했다.

체육 시간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58.3%를 차지했다. 그래픽 제작|김물결 학생기자

체육 시간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58.3%를 차지했다. 그래픽 제작|김물결 학생기자


수업 만족도를 묻는 항목에선 수행평가 본위의 교과 운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이 줄을 이은 점이 눈에 띄었다. “운동을 하는 것보다 평가가 더 중요해 보인다”, “수행평가를 위해 채택된 종목이 신체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5점 척도를 활용해 만족도를 묻는 문항에선 38.9%가 매우 만족에 해당하는 5점을, 44.4%가 불만족에 해당하는 1~3점을 매겼다.

개선책도 제시됐다. 주관식으로 물은 결과 재학생들은 “수행평가보다는 평소 체육활동 참여도에 따라 점수를 주면 좋겠다. 사람마다 신체 능력이 다른데 그것을 점수로 매기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 “초·중·고 매번 똑같은 체육활동은 물론 하고 싶은 사람만 참여하는 선택적 방식, 여기에 공부해야 한다며 체육 시간에도 자습하는 모습 등 모두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학교가 추구하는 ‘지덕체’의 한 요소로 체육 교과는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배움의 순간임은 자명한 사실. 그러나 수행평가 점수를 위해 뛰고, 기록을 남기기 위해 움직이는 수업이 된 현실이 운동의 즐거움, 스포츠의 미덕이기도 한 협동의 가치를 학생들에게 오롯이 체화시킬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김물결 학생기자(호남원예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