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인 루니 “아모림에게 믿음 없다”…맨유 위기, 유소년 아카데미 아들들까지 걱정되는 지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웨인 루니가 “지금 맨유는 맨유답지 않다. 솔직히 아모림 감독이 상황을 반전시킬 거라는 믿음이 전혀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플리머스(영국)｜AP뉴시스

웨인 루니가 후벵 아모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신을 드러냈다.

맨유 출신 루니는 BBC 팟캐스트 ‘웨인 루니 쇼’에서 “지금 맨유는 맨유답지 않다. 솔직히 아모림 감독이 상황을 반전시킬 거라는 믿음이 전혀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모림은 27일(한국시간) 브렌트포드전에서 1-3으로 완패하며 다시 위기에 몰렸다. 부임 이후 프리미어리그 33경기에서 얻은 승점은 단 34에 불과하고, 아직 연속 승리도 거두지 못했다. 3-4-2-1 전술에 대한 의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짐 래트클리프 공동 구단주는 “한 시즌은 지켜봐야 한다”며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성적과 경기력 모두 지지부진하다.

루니는 경기력뿐 아니라 클럽 전반의 문제를 지적했다. “선수들 중엔 맨유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없는 이들도 있다. 투지와 개성, 승리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라커룸 분위기까지 꼬집었다. 이어 “20~30년을 함께한 직원들이 해고되는 걸 보고 있다. 클럽의 영혼이 사라졌다. 지금 맨유는 완전히 새 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루니의 우려에는 개인적 배경도 있다. 그의 두 아들 카이와 클레이가 맨유 아카데미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내 아이들의 성장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 구단주 글레이저 가문과 래트클리프가 명확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 지금은 무너지는 걸 기다리는 듯하다”고 말했다.

맨유는 여전히 구단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에 대한 혼란 속에 있다. 아모림은 지난해 에릭 텐 하흐 감독의 후임으로 부임했지만, 지출 2억6000만 파운드(약 4916억 원)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리그 성적’을 냈다. 여기에 구단 전설들의 비판은 매일같이 이어진다. 루니뿐 아니라 게리 네빌, 로이 킨, 리오 퍼디난드, 폴 스콜스 등 퍼거슨 시절 주축들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후임 감독’까지 거론되는 현실이다.

루니는 “내 말이 큰 반향을 일으킬 걸 알았다. 하지만 지금 이 클럽은 무엇이든 바꿀 필요가 있다”며 “감독이든 선수든, 맨유를 다시 세울 수 있는 변화가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올드 트래포드의 지휘봉은 여전히 잉글랜드 축구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자리다. 아모림 감독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비판의 화살을 계속 받아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