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을 맡았던 지도자가 코치로 현장에 복귀하는 일은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사령탑 경력이 풍부한 양상문 한화 투수코치(왼쪽)는 지난해 중반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경문 감독의 부름에 주저 없이 코치로 돌아왔다. 올해는 홍원기 전 키움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지 3개월여 만에 두산 수석코치로 현장에 복귀했다. 뉴시스
감독은 선수단의 리더이자 결정권자다. 여러 명의 코치와 선수들을 통솔해야 한다. 적어도 선수단에선 ‘갑’의 위치에 있다. 그렇다 보니 과거에는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코치로 취업해 사령탑을 보좌하는 건 다소 자존심이 상하는 일로 여겨졌던 게 사실이다.
메이저리그(MLB)와 일본프로야구(NPB)에선 비교적 흔한 풍경이었다. MLB 텍사스 레인저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론 워싱턴 전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현 애슬레틱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주루코치로 9년간(2015~2023년) 일했다. NPB에선 세이부 라이온즈(2004~2007년), 지바 롯데 마린스(2013~2017년) 지휘봉을 잡았던 이토 쓰토무 전 감독이 2019년부터 3년간 주니치 드래곤즈 수석코치를 지냈다. 과거 국내에선 이 같은 풍경을 보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흐름이 달라졌다. 감독 출신 인사들이 코치로 현장에 복귀하는 건 KBO리그에서도 흔한 풍경이 됐다.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를 치르고 있는 한화 양상문 투수코치(64)가 대표적이다. 양 코치는 2004~2005년, 2019년 롯데 자이언츠, 2014~2017년 LG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으로도 잔뼈가 굵지만, 김경문 한화 감독의 요청에 주저 없이 달려왔다.
최근에는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키움 히어로즈의 지휘봉을 잡았던 홍원기 전 감독(52)이 두산 베어스 수석코치로 합류했다. 키움에서 경질 통보를 받은 지 3개월여만에 김원형 두산 신임 감독(53)을 보좌하게 됐다. 홍 코치는 “20년만에 두산 유니폼을 입게 돼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조원우 롯데 수석코치(54)는 2016~2018년 롯데 사령탑을 맡았다가 SSG 랜더스의 수석코치를 거쳐 올해 김태형 롯데 감독(57)을 보좌했다. 2015년 롯데 감독이었던 이종운 현 LG 잔류군 책임코치는 2023년 롯데의 퓨처스(2군)팀 감독, 1군 수석코치를 거쳐 감독대행을 맡기도 했다.
구단 입장에선 감독 출신 코치와 노하우를 공유하며 동반성장을 노릴 수 있고, 감독 출신 코치는 또 한 번 지도력을 인정받아 사령탑 재도전 기회를 얻을 수도 있기에 긍정적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감독을 맡았던 지도자가 코치로 현장에 복귀하는 일은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사령탑 경력이 풍부한 양상문 한화 투수코치는 지난해 중반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경문 감독의 부름에 주저 없이 코치로 돌아왔다. 올해는 홍원기 전 키움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지 3개월여 만에 두산 수석코치로 현장에 복귀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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