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27일 축구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을 상대로 임신을 주장하며 거액을 요구한 양씨(왼쪽)과 용씨에게 각각 징역 5년과 2년형을 구형했다. 뉴시스
검찰이 축구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3·LAFC)을 상대로 임신을 주장하며 거액을 요구한 20대 여성과 공범인 40대 남성에게 각각 징역 5년과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임정빈 판사는 27일 공갈과 공갈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20대 여성 양모씨와 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용모씨의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양씨와 용씨에게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 양씨는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나 진실과 일치할 수 없는 코스프레에 불과하다. 이 사건은 철저한 계획범죄로 사안이 중대하고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 용씨는 (피해자에게) 금원을 갈취하고자 15차례에 걸쳐 협박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와 비서, 부친이 운영하는 축구교실 등에 초음파 사진을 보내며 그를 전방위로 압박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들의 1심 선고기일을 다음달 8일 오후 2시로 지정했다.
피고인 측은 재판부에 무죄와 선처를 요청했다. 양씨 측 고윤기 변호사는 “피고인은 피해자로 공소장에 적시된 것처럼 계획 범행을 하지 않았다. 사비를 털어 용씨에게 4000만 원을 건네며 피해자를 건드리지 말라고 했다.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부탁했다. 용씨 측 조기제 변호하는 “피고인은 깊이 반성하며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피고인은 양씨로부터 부탁받고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됐지만 체포 이후 수사기관 조사를 받으면서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고 선처를 요청했다.
양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나의 임신과 낙태 등 사생활이 만천하에 폭로돼 대한민국에서 앞으로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 지 두렵다. 비밀을 지키지 못한 것은 미안하지만 (용씨가) 손씨를 협박할 줄은 몰랐다”고 울먹였다. 용씨 역시 “양씨 측에서 말한 4000만 원은 양씨가 나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에 대해 돈을 준 것이지, 공갈미수를 무마하기 위한 돈이 아니다. 양씨가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요구하고 각서 내용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해서 실행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손흥민과 연인 관계였던 양씨는 지난해 6월 그에게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내며 임신 사실을 주장하고 3억 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양씨의 남자친구인 용씨도 올해 3월 7000만 원을 요구한 혐의(공갈미수)를 받는다. 손씨 측은 올해 5월 이들을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사건을 접수한 강남경찰서는 같은 달 14일 양씨와 용씨를 체포해 17일 구속한 뒤 22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양씨는 최초 다른 남성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며 금품을 요구하려 했다. 그러나 이 남성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자 손흥민에게 그의 아이를 임신한 것처럼 말하며 금품을 요구했다. 이후 갈취한 돈을 모두 탕진해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자 연인 관계가 된 용씨를 통해 재차 손흥민을 상대로 금품 갈취를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사건을 송치받은 후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한 뒤 통화 내역을 확보했다. 애초 이 사건은 용씨의 단독범행으로 알려졌지만 양씨와 용씨가 공모해 저지른 사실임을 밝혀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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